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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석 경제부 기자
"저 잠시 은행 좀 다녀오겠습니다. 송금할 일이 있어서요"
불과 2~3년 전만 해도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이 말. 하지만 지금은 듣기 어렵게 됐다. PC는 물론,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뱅킹이 일상화되면서 송금이나 잔액조회 같은 간단한 업무는 사무실이나 가정에서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전자금융'이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해 점프대에 올랐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상대방에게 돈을 보낼 수도, 상대방에게서 돈을 받을 수도 있게 된 서비스가 등장을 앞두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한 이 서비스가 활성화 될 경우, 사라지게 될 말이 또 하나 있다. "돈 보내줄게, 계좌번호 불러 봐!".
지금으로썬 돈을 보내기 위해 은행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거나 각 은행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성화 한 후,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생략되는 전자금융 혁명이 곧 등장한다는 이야기다.
외국의 경우, 이미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 중인 업체도 있다. 중국의 IT업체 '알리바바'가 대표적이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네티즌이 간단하게 돈을 보내거나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직 서비스 준비 중인 우리나라에 업체에 비해 출발은 한 발 앞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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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카카오 본사를 방문, IT금융 관련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 금융위원회 제공
그런 우리나라 업체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방문했다. 그는 카카오 본사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 돈 보내고 받는 것도 가능하다니, 좋네요. 그런데 한도가 50만원이라니, 현실적으로 너무 적지 않나요? 만약 규제 때문에 그런 거라면, 규제를 없애도록 하죠"
이 자리에서 그는 "각 금융사 사이트에서 액티브X 등 보안 프로그램 등이 의무화돼 있는데, 이를 각 업체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IT금융은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한 이같은 보안 프로그램 때문에 해외에서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인 조차 불편을 느끼는데, 외국인이 겪는 불편은 더 말할 필요없을 정도였다.
이제 신제윤 위원장이 IT금융 활성화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한다. 도약을 방해하던 족쇄가 풀린 셈이다. 우리네 IT금융은 이제 힘차게 뛰어오를 일만 남았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외국 서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길 바라는 것도 이젠 꿈만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