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회장, 주식 맞교환으로 현대엘리 최대주주 올라 지배력 강화증권시장 반응 달라져…"리스크 측정 가능해졌다" 긍정적 해석
  •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그룹 오너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의 경영권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그룹은 지난 27일 현정은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2.04%와 현대글로벌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일부인 6.05%를 맞교환했다.

현 회장은 자신과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 장녀 정지이 현대상선 전무 등이 보유한 현대상선 주식 372만 3040주를 주당 1만 2100원에 현대글로벌에 넘겼다. 그대신 현대글로벌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가운데 118만 8620주를 주당 3만 7900원에 받았다. 거래 규모는 450억 원에 달했다. 

이 맞교환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가 현대글로벌에서 '현정은 회장 등 특수관계인'으로 바뀌었다. 주식교환 이후 현 회장 개인이 보유하게 되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9.71%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전체 지분은 35.28%다.

이로써 현 회장은 이번 주식교환으로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AG와 경영권 다툼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쉰들러AG는 엘리베이터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다국적기업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쉰들러AG는 현대엘리베이터가 2012년 말과 2013년 2월에 각각 800억 원과 97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자 가처분소송을 내는 등 현정은 회장과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따라서 이번 주식 맞교환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글로벌에 이어,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지배구조를 견고히 하고 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한 셈이다. 

그동안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현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나머지 계열사'로 이어지는 새로운 구도가 완성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요건에 해당될 수 있는 우려와 지배구조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고 현정은 회장이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 핵심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에 29일 오전 9시 34분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보다 2.09% 오른 4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 시장에서의 반응이 달라졌다.

이트레이드증권은 29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배(현대상선)가 타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1000원을 제시했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한때 주가가 18만6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은 투자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외면당했다"며 "전일 지분변화 소식에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하는 것이 종가 4만650원이다. 3년 이상 약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펀더멘탈 흐름에는 아예 관심도 없는 모습이다. 이는 현대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며 9년간 무려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쏟아 부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내비췄다.

이어 강 연구원은 "현대상선이 대주주로 역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리스크가 측정 가능해졌다"고 이유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