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낙죽(不落粥)’, 日아오모리현 ‘합격사과‘ 등 발상의 전환 중요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FTA 파고 넘어야
  • ▲ 김동묵 교수ⓒ뉴데일리 DB
    ▲ 김동묵 교수ⓒ뉴데일리 DB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험이 있는 날 아침에 어머니들은 미역국은 물론 낙지와 죽까지도 밥상에 올리지 않았다. 낙지의 낙자가 시험에 떨어진다는 낙방과 발음이 비슷하고 미끄러진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시험에서 죽 쒔다는 말은 곧 시험을 망쳤다는 뜻으로 수험생이 시험을 잘 보기를 기원하는 부모님들은 조그만 부정적 의미가 있어도 자녀에게서 이런 음식을 격리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의미는 죽 전문회사 사장님의 역발상에 의하여 수험생에게 시험 날 기피하는 두 가지 음식을 조합하여 절대합격 불낙죽이라는 합격상품을 만들어 마케팅에 성공했다. ‘불낙죽은 아니 불(),떨어질 낙() 죽 죽()으로 시험에 절대 떨어지지 않는 합격상품으로 재탄생하였다.

     

    1991년 가을 일본의 아오모리현에 태풍이 몰아쳐 수확기를 앞둔 사과의 90%가 땅에 떨어졌다. 마을 사람들은 지혜를 모아 시험에 절대 떨어지지 않는 합격 사과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시험을 앞둔 학부모를 상대로 태풍으로 90%가 땅에 떨어졌지만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이름을 붙여 보통 사과 값의 10배를 붙여 팔아 일본 전역의 수험생을 둔 학부모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합격사과 덕분에 아오모리현은 태풍피해를 만회하였다. 이후로도 합격사과라는 브랜드를 통해 일본 제일의 사과 주산지로 발전했다.

     

    위의 두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발상을 전환하면 기피하던 음식이나 10%밖에 남지 않은 상품으로도 대박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지난 10일 한중 FTA협상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중 FTA 체결을 반대하던 성난 농심이 곳곳에서 시위를 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농민들은 한중 FTA의 파고가 아오모리현에 불어 닥친 태풍보다도 심각하게 느켜질 수 있다.

     

    우리 농업이 이러한 파고를 헤치고 나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 끝에 3대째 40여년을 배 농사에 전념하여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최고 농업 명인 현명농장의 이윤현 사장을 소개해 볼까한다.

     

    이사장은 서울 강남이 개발되기 전에도 지금의 현대백화점 부근에서 배농사를 지으신 분이다. 강남이 개발되면서 현재의 화성 현명농장으로 이사하여 배농사의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분이 명인으로 지정된 데에는 아주 특별함이 있다. 현명농장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시기에 꽃이 만발한 배나무 밑에서 음악회를 개최하여 감성마케팅을 도입하였다. 배나무 밑 그것도 야외에서 실내악인 현악 4중주를 들을 수 있는 음악회를 연 것이다.

     

    그는 거름으로 식물성원료, 아니노산 목초액, 천연미네랄, 발효퇴비 등을 직접 만들어 자연 농업식 재배방법을 고집해 맛과 향이 풍부한 현명농장만의 특별한 배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특허로 이어져 친환경 필터 과일 보호용 배 봉지를 고안해내 최고 품질의 친환경 배를 생산하여 다른 배와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사장이 평생 동안 획득한 배 농사 관련 기술특허만도 41건에 달한다.

     

    이사장 이외에도 강호에서 최고의 기술로 승부를 거는 고수들이 많이 있다.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 기술력을 모아 특별한 배, 특별한 농산물을 만들어 중국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북경 유명 백화점에서 106만원에 팔리는 일본의 아오모리 사과를 기억하자

     

    김동묵(교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 유통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