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소속 바뀔라"… 내부직원 반대 목소리 커져"새로 만든다고 보안 잘되겠나… 오히려 취약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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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 출범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전국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은 지난해 1억400만건 개인고객정보가 유출된 카드 3사 정보유출 사고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각 금융협회로 흩어져있던 신용정보집중기관을 한곳에 모아 통합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3월까지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출범시키기 위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손보협회 등 8개 기관이 참여하는 추진기구를 지난 16일 구성했다.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지난 3월 공포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련 법률 일부 개정안’(이하 신용정보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은 오는 9월 12일부터 시행되며, 금융위는 이 법에 따라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일정 요건을 갖춘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을 허가해야 한다.

     

    신용정보집중기관 통합추진위원회에서는 내년 출범 때까지 통합방식 등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신용정보 업무 종사 직원들의 소속이 바뀌는 데 대한 저항감이 가장 큰 이유다.

    법상에는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역할을 누가 맡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이 없다. 은행연합회가 맡게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관이 설립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신설에 무게를 둘 경우 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집중 기능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연합회의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 기능이 사라지면, 조직 구성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은행연합회 전체 직원 170여명 중 신용정보업무에 종사하는 직원은 절반 이상인 90명에 달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에서 신용정보업무를 담당하던 인원 전원이 신설 기관으로 고용승계 된다 하더라도, 은행연합회를 퇴직하고 새로운 조직에 입사하는 문제와 그에 따르는 퇴직금 정산 문제, 새 조직의 분위기나 급여ㆍ복지 혜택 등에 대해 불안한 마음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기구가 출범된다고 해서 신용정보 관리가 더 잘 되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앞서의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지난 1982년부터 관리업무를 해 온 이래 단 한 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도 없었다"며 "작년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신용정보업무 담당기관이 흩어져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각 카드사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긴 문제였다. 새로운 기관을 설립한다고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통합기구의 설립이 오히려 보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설 기관이기 때문에 출범 후 상당기간 조직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 신설 조직에 개인신용정보를 집중시키면 오히려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 정보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한 곳이 털리면 모든 정보가 유출된다는 의미"라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오히려 개인신용정보 관리에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며 "기존 보다 조직규모가 늘어날 경우 수익성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사들이 통합 신용정보집중기관에 내는 분담금 부담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취임 이후 민간의 자율적인 책임을 강조해온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기조와 정반대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관료들의 재취업 자리를 마련해두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