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장, 인사 번복 및 예산 전쟁서 완패 등 뒷말 무성'30년 연구 관성' 갇힌 채 난맥상 노출… 리더십 도마 위李정부 2기 내각 속도전 중 차관급 후속 인사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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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돈 농촌진흥청장.ⓒ뉴시스
청와대가 최근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2기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면서 차관급 외청장들에 대한 후속 인사도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외청장 인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농촌진흥청을 꼽는다. '정통 연구 관료'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승돈 농진청장이 취임 이후 조직 경영과 정무 감각에서 잇따라 한계를 드러내며 여권 내부에서 '교체론'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농업 연구개발(R&D)의 수장으로서 전문성은 인정받았지만 인사 번복 사태에 따른 조직 장악력 상실, 예산 확보 실패, 그리고 예산만 축내는 '장롱 특허' 방치 등 3중고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취임 1시간 만에 뒤집힌 첫 인사 … 조직 장악력 '흔들'26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이승돈 청장의 리더십에 오점을 남긴 대표적 사례는 지난해 취임 직후 발생한 '인사 번복 사태'다. 당시 이 청장 체제의 첫 작품이자 핵심 보직인 청장비서관과 본청 운영지원과장 등에 대한 과장급 전보 발령이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됐다. 그러나 불과 1시간여 만에 이 인사는 돌연 철회됐다.중앙행정기관에서 청장의 첫 인사는 향후 조직 운영 기조와 인사 원칙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다. 이를 한 시간 만에 뒤집은 것을 두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의 난맥상과 인사 검증 체계의 무능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라며 "이 사태 이후 청장의 조직 장악력이 급격히 와해됐다"고 귀띔했다.첫 인사 스텝이 꼬이면서 그가 공언했던 핵심 정책 과제들마저 동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이 청장은 취임 당시 현장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고품질 연구 성과를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정작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인사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하는 행정 리더십으로 무슨 혁신이냐"라는 냉소적 반응이 적지 않다.◇ 4조 쏟아부었는데… 절반 이상이 잠자는 '장롱 특허'연구 성과의 실용화 실적도 처참한 수준이다. 국회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농진청은 무려 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농진청이 보유한 특허 3110건 중 55.6%에 달하는 1730건이 단 한 차례도 기술 이전이 되지 않은 채 연구실 서랍에 갇혀 있는 '장롱 특허'인 것으로 드러났다.막대한 혈세를 쓰고도 정작 농업 현장과는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연구'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농업기술의 컨트롤타워로서 연구 성과를 현장에 안착시키고 사업화하는 실용화 작업은 농진청의 핵심 책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업계 전문가는 "R&D 성과가 현장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농진청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연구와 현장의 간극을 메우지 못하는 관료주의적 타성이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R&D 19% 늘 때 농진청은 10% 그쳐… 정무 역량 부재 지적도성과 부진은 결국 '예산 확보 실패'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올해 농진청의 R&D 분야 예산은 6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 확대되는 데 그쳤다. 올해 정부 전체 R&D 예산 증가율인 19.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정부가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R&D를 대폭 확대하는 기조임에도 농업 R&D는 상대적으로 예산 확대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셈이다. 이를 두고 농업 R&D 컨트롤타워인 농진청이 예산 쟁탈전에서 정무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른다.R&D 예산 규모가 회복세에 있기는 하나 이는 과거 삭감된 예산을 메우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실제 2023년 수준인 7612억원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이 청장 역시 예산 확보의 한계를 인정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피지컬 AI 관련 예산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이 청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를 설득했지만 반영하지 못했다"며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농업계 안팎에선 연구 전문성만으로는 거대한 농정 관료 조직을 이끌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R&D 성과를 시장과 농가 현장으로 침투시키는 '세일즈 역량', 그리고 예산 당국을 설득해 몫을 챙겨오는 '정무적 돌파력'이야말로 이 시대 기관장에게 요구되는 핵심 책무라는 것이다.이재명 정부가 2기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며 인적 쇄신의 고삐를 죄고 있는 지금, 이 청장의 리더십 공백과 성과 부진은 단순한 뒷말을 넘어 그의 거취를 결정할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