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골든시드 프로젝트로 2021년까지 20개 전략품목 개발해수부, 넙치 등 수산종자관측사업 본격화…경영·기술클리닉도 시범 운용
  • ▲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메카가 될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공사의 기공식이 지난 3월 전북 김제시 백산면 상정리 현장에서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메카가 될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공사의 기공식이 지난 3월 전북 김제시 백산면 상정리 현장에서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사례① 권농종묘 권오하 대표는 요즘 쏟아지는 배추 종자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배추는 초록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국내 최초로 샐러드용 빨간색 배추(권농빨강 2호)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미 네덜란드 등 외국 5개 기업과 종자 독점공급 계약도 맺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은 12일 앞으로 미래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종자산업에서 권 대표 같은 더 많은 기업인을 배출하겠다며 범국가적 종자산업 육성정책(골든 씨드 프로젝트·GSP) 성과와 앞으로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GSP는 종자강국 도약과 품종개발 기반구축을 위한 범국가적 전략적 종자개발 연구·개발(R&D) 프로젝트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진행된다.


    정부는 특히 지난해 말 착공한 민간육종연구단지를 2016년 8월 차질없이 완공해 앞으로 국내 종자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종자산업은 미래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유전자원과 첨단 육종·생리학·생명공학기술 등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분류된다. 앞선 기술을 보유한 미국·네덜란드·프랑스 등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상위 10개 글로벌기업이 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등 편중현상이 심하다.


    정부는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역사가 짧고 산업기반이 약하지만, 채소 육종 등의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GSP를 통해 2021년까지 수출시장 개척형 10개, 수입대체형 10개 등 총 20개 품목의 종자를 개발해 종자수출 규모를 2억 달러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수출 규모는 4000만 달러 수준이다. 수출시장 개척형 품목은 고추·배추·수박·벼·넙치·전복 등이다. 수입대체형 품목은 양배추·파프리카·백합·감귤·돼지 등이다.


    정부 관계자는 "목표시장에서 상품성 있는 품종을 개발하려면 유전자원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지난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유전자원 5000점, 계통육성 7000점, 종돈 모계 6000두, 부계 156두, 친어 3000개체 등의 육종소재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개발한 우수 품종은 총 105개로, 중국·일본·유럽 등에 800만 달러를 수출하고 국내에도 56억원을 팔아 수입대체 효과를 봤다.


    정부는 이달부터 시작되는 3년 차 연구에 지난해 384억원보다 5.1% 늘어난 403억원을 투자해 품종개발과 시장개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품종 69개를 개발하고 1150만 달러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식품부는 특히 전북 김제시에 54.2㏊ 규모로 들어서는 민간육종연구단지를 2016년 8월까지 차질없이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연구단지 조성에는 총 733억원을 투입하며 현재 공정률은 15%쯤이다. 완공되면 20개 기업이 입주해 품종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단지에는 종자산업진흥센터(농업기술실용화재단)가 설치돼 첨단 육종기술, 외국 신품 개발동향, 외국시장 진출 등을 지원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민간육종연구단지(김제)를 중심으로 농촌진흥청(전주), 방사선육종연구센터(정읍) 등 종자산업 관련 산·학·관·연을 묶는 삼각벨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종자산업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수산종자 R&D와 민간 기업 육성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우남 의원이 발의한 '수산종자산업육성법'은 지난 6일 법사위를 통과한 상태다. 이 법은 기본계획 수립, 기술개발 촉진,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생산시설 현대화 등 업계 체질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부터 넙치·전복·김·우럭을 대상으로 수정란 입식량, 치어 양성·판매 동향 등 수산종자관측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고, 업계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산업현장 경영·기술 클리닉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수산종자산업이 미래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산업화 기틀을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가 지난 2006년부터 농촌진흥청 로열티 대응 사업단을 통해 절감한 사용료는 311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8년간 423개 품종이 개발·보급돼 수입작물을 대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