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PO시장 전년동기比 350%↑…상장기업 수익률도 만족기술력·성장성 앞세운 기업 상장 이후도 수익률 좋아
  • 올해 상반기는 IPO(기업공개)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상장에 나서는 기업이 줄을 섰고, 수익률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하반기 IPO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에 IPO시장에 나선 종목은 3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8개사에 비해 350%가 급증했다. 공모금액 역시 862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4.1% 급증했다.


    이같은 IPO시장 활성화는 주변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증시로 쏠리고 있고, 증시도 이에 화답하며 연초부터 순항한 점, 이에 따라 지난해 증시 침체로 상장을 미뤄왔던 기업들도 한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선순환구조가 적립된 상태다.


    지난달 부터 증시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됐다는 점도 IPO시장에는 분명한 호재다. 통상적으로 성장성이 뚜렷한 기업의 경우 상장 직후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곧바로 급등세로 이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IPO 기업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IPO 종목의 평균 공모청약 경쟁률은 504대1에 달했다. 그만큼 투자자들도 IPO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


    상장문턱도 일부 낮아졌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지난해의 경우 투자자보호차원에서 상장심사가 까다롭고, 공모가 역시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됐다면 올해는 당국이 상장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에 IPO시장이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내기주들의 상장 이후 주가흐름도 양호했다. 상반기 중 상장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기업인 제노포커스의 경우 지난 17일 3만4450원에 마감, 공모가(1만1000원)에 비해 3배 이상 주가가 뛰었다.


    또 상반기에 증시에 입성한 22개 상장사 가운데 17곳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올랐고, 11곳이 상장일 시초가 대비 주가가 오르는 등 대부분의 종목이 상장이후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모든 IPO주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기대를 모았던 IPO 준척급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27일 상장한 엔에스쇼핑은 공모가(23만5000원) 대비 1.06% 하락한 21만원에 17일 장을 마쳤다.

    미래에셋생명보험도 지난 8일 상장한 이래 단 한 차례도 공모가인 7500원 위에서 종가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이름값 보다는 기술력과 장래성이 최근 증시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저금리기조와 더불어 수익률이 좋은 보장성 보험 비중이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고, 엔에스쇼핑은 모바일 쇼핑 부문의 경쟁력이 타사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가가 꾸준이 나왔다"며 "신규 상장기업들이 확실한 성장성을 갖추지 않으면 상장 이후 고전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IPO시장의 훈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 관련업체 등 기술력을 앞세운 기업들의 상장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증시가 거품이 빠지며 급락 중이고, 중국 정부가 신규 IPO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 기업들이 한국증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중국정부는 최근 IPO 때마다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고 판단해 이를 제한키로 했다.


    올해 상장기업 200개 이상을 추진하는 한국거래소와 상장을 목표로 하는 중국기업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다면 충분히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현재 중국 현지에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 유치 설명회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