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신저가 경신…오후 들어 급반등외국인 투자자, 31거래일 연속 매도 행렬“4분기도 실적 부진” vs “하락 폭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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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부진을 딛고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장(5만7700원)보다 2.43% 오른 5만9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초반 5만75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급반등하며 6만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9월 3일부터 30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도하며 11조908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매도 행렬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장중 약 3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다시 매도세로 전환하며 51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112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기관 홀로 578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강세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15개사가 편입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2216.76)보다 3.62% 오른 2297.11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이오테크닉스는 전장(15만9400원) 대비 8.09% 오른 17만2300원으로 마감했으며 ▲HPSP(7.88%) ▲ISC(6.74%) ▲주성엔지니어링(5.56%) ▲티씨케이(5.50%) ▲가온칩스(4.59%) ▲리노공업(4.50%) ▲SK하이닉스(4.37%) ▲하나마이크론(3.53%) ▲한미반도체(2.73%) ▲고영(2.14%) ▲DB하이텍(0.27%)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LX세미콘과 원익IPS는 각각 0.48, 0.85씩 하락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 맥쿼리 등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조정 국면을 맞았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반도체 겨울’이 올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내렸다. 맥쿼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를 ‘허약한 반도체 거인’이라고 꼬집으며 목표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맥쿼리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이 다운사이클(하향 국면)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약화하고 D램 등 메모리 공급과잉에 따라 평균판매단가(ASP)가 내림세로 전환하면서 수요 위축이 실적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가) D램 1위 공급업체 타이틀을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분기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6.66% 늘었지만, 영업익은 12.84%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매출 80조원, 영업익 10조원대 수준으로 예측해왔다.

    이에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장(부회장)은 잠정실적 발표 직후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9월 2일(7만4400원)부터 전일(5만7700원)까지 22.45%나 폭락했다.

    향후 삼성전자의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은 엇갈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약속은 또다시 지켜지지 못했고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했던 비메모리도 일회성 비용으로 오히려 적자가 더욱 확대됐다”며 “비메모리의 일회성 비용은 장기간 성과를 내지 못한 프로젝트들에 대한 정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되는데, 경험적으로 볼 때 이같은 케이스는 연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4분기에도 결국 전사 실적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0조7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시장이 분화되며 레거시 제품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레거시 수요단에서 B2C 수요는 둔화하고 있으며 중화권 공급 증가로 자국 수요를 흡수하고 있어 범용 제품의 재고와 매출 비중의 감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익 전망의 둔화, 부진한 세트수요, 일회성 비용의 반영 등을 고려해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