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도 은행 대출 금리 요지부동'이자장사'한 은행, 올 한해 실적 고공행진 전망추가 금리인하 시 은행, 장기적 이익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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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했지만 당장 통화정책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 전망이다. 금리인하 효과를 확산시킬 은행들이 가계대출 조이기라는 명분 아래 인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때문에 은행들의 실적 고공행진은 올해 연말까지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분위기 속 국내 정책금리가 추가 인하되고 시장금리가 하락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호(好)시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16조8809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5조1367억원 대비 약 11.5%(1조7442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갔음에도 은행들이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을 기반으로 한 대출 성장과 이를 막기 위한 인위적 금리인상이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이 올라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들은 정부 기조에 따라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수십차례 상향 조정했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로 은행들이 당분간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려야 취약 차주의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등 내수 진작 효과가 커지지만 이 같은 효과는 당분간 작동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정책 혼선으로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아 금리 인하 효과가 사라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전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가계대출 정책 혼선 등 엇박자 지적에 대해 “은행의 부동산 관련 자산(대출) 비중이 과도하게 커서 (금리 인하에도) 주택대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 수익의 핵심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이 떨어지며 대출 이자로 은행이 버는 돈은 줄고, 예금 이자로 나가는 돈은 유지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연체율 등이 개선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갑작스럽게 대출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은 은행들이 그동안 고금리 예금을 통해서 자금을 불린 것으로 대출을 운영 중인데 이  마진을 고려해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예금 만기가 돌아오고 예금 금리가 떨어지면 거기에 맞춰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출 개연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코픽스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 현재 떨어지는 게 맞지만 은행들이 실질적으로 시차를 두고 (금리를)조정한다는 점에서 조만간 떨어지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한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등 수익은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