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10% 오를 때 고용 8% 감소.. 35만명 직장 잃게 돼

  •  

    새정치민주연합이 주도하고 있는 '생활임금제' 도입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파탄이 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현재도 적자 누적으로 파산 직전인 지자체가 많은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의 부실이 더 깊어져 결국 국가경제에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22일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소득주도성장론과 생활임금, 어떻게 봐야하나> 토론회에서는 최저임금보다 20% 이상인 생활임금이 시행되면 사실상 공공부분에서 최저임금은 무의미해 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생활임금제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보장하는 내용을 뜻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이 지난해 1월 발의한 최저임금법 6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적정한 임금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체적으로 생활임금제를 시행해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약하자 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임금 체계에 편입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문제는 생활임금의 개념 자체가 모호한 데 있다. 생활임금의 개념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잡고 있어서 지자체별로 상이한 수준의 생활임금이 도입되고 있다. 

    당장 올해 최저임금은 5580원이지만 서울시가 지난 2월 생활임금을 도입하면서 책정한 금액은 시간당 6678원이다. 경기도는 6810원으로 최저임금 대비 122%에 달한다. 서울 성북구는 무려 7150원에 달한다. 

    현재 생활임금제를 시행 중인 지방자치단체는 19곳에 이른다. 서울, 광주, 인천, 경기 등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세가 강한 수도권, 호남 지역에 집중돼 있다. 

    건국대 오정근 교수는 "과도한 임금인상 확산으로 투자위축과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면서 "생활임금 시행은 공공부문의 최저임금은 의미가 없게 되고 동일 노동의 민간 부분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 밝혔다. 

    또 영세자영업자의 심각한 타격은 물론,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불안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뜻이다. 

    오 교수는 "다시 전체 임금 수준을 밑에서부터 끌어올리는 작용을 해 우리나라의 임금 수준을 다시 끌어올려 우리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초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했다. 

    오 교수는 "임금 10%가 오를 때 총 투자는 8%가 감소한다"면서 "2014년 총 취업자수 가 2560만명인데 이 중에 37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라 했다. 

    그는 "임금 상승이 소비를 증가시켜 고용을 창출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근로자가 대부분 영세자영업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많아 실업급여 등 지출 부담이 추가로 증가할 것"이라 밝혔다. 

    오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입만 열면 민생안정을 이야기 하는데 돈을 얼마 더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경고도 뒤따랐다. 

    오 교수는 "2012년 말 지방정부의 지방비금융공기업 부채가 105조원에 이르고 있다"면서 "지방정부가 부채를 감축해야할 때인데 생활임금 도입은 공기업 정상화 방침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공공부문 임금 인상은 민간 기업에게도 파급될 우려가 다분하다"면서 "생활임금은 최저임금 인상과 동일한 효과가 있게 되고 노동시장을 교란하고 조세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  했다. 

    최 교수는 "공공부문의 포퓰리즘 때문에 인건비가 상승할 수 밖에 없고 기업의 창업도, 유지도 어려워지는 국가 경제에 해악을 끼칠 것"이라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관계자는 "지자체가 재정적 여건이 좋아서 생활임금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면 대 찬성이다. 여건이 되는 시도는 서울, 경기 정도 밖에 안될 것"이라며 "법안을 뜯어보면 '국가'가 지급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결국은 정부에게 손을 벌리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