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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외 변수에 민감한 국내 증시의 조정도 커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자금 이탈 속에 지수 변동성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증시가 현재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며 실적 개선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이달 평균 일중 지수 변동성은 1.65%로, 2011년 11월(1.65%) 이후로 3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평균 일중 지수 변동성도 1.52%나 됐다.
일중 지수 변동성은 당일 고가와 저가의 차를 고가와 저가의 평균값으로 나눈 것으로, 당일 평균치에서 위아래로 지수가 얼마나 요동쳤는지를 보여준다.
중국 증시 폭락의 쇼크로 지난달 24일 코스피가 장중 1800.75까지 밀리며 고점(1872.86) 대비 7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대외 변수에 크게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역시 이달 평균 일중 지수 변동성은 3.21%로, 지난 2011년 8월(3.49%)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지수 변동성은 2.86%로, 지난 1∼7월 평균(1.34%)의 2배가 넘었다.
이처럼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4일 22.74를 나타냈다. 이는 8월 초와 비교하면 67.95% 오른 수치다.
지난달 24일에는 VKOSPI가 28.58을 기록하며 3년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를 예측하는 지표로,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의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거래대금은 급감하는 등 시장의 관망세는 짙어지고 있다.
8월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조7973억원으로, 지난 7월(6조7912억원)보다 1조원 가량 줄었다.
9월 들어서는 4조원대로 급감해 지난 4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7895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5일부터 계속된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지난 4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은 4조4023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수준으로, 2010년 이후 평균 9.3배 대비 소폭 오른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8월 말 1배를 밑돈 뒤 다시 1배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유동성 환경의 변화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우려가 완화되면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실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명찬 연구원은 "작년의 기저효과 영향이 크지만 3~4분기의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남은 하반기에는 시장의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소화 과정이 있겠지만 시장 자체의 성장 동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유망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증시가 불안했던 시기에 그랬듯 3분기와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종목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실적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주목했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가 종료된 뒤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주식의 본질 가치가 부각되게 마련"이라며 "흔히 증시 회복 국면에서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겸비한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낙폭과대 업종 가운데 저평가된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건설, 기계, IT가전 업종을 제시했고, KDB대우증권은 고배당주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