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이부진·이서현, 삼전 주식 1.7조 처분양자 스타트업 리게티 CEO, 보유주식 전량매도美 하원의원도 AI 대표주 '오라클' 부분매도
  • ▲ 코스피ⓒ연합
    ▲ 코스피ⓒ연합
    국내외를 막론하고 내부자 지분 매각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면서 증시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삼성가 세모녀는 1조7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신한은행을 통해 각각 1000만주, 600만주, 171만6000주를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삼성 내부 사정에 가장 밝은 세 사람이 지분을 매각하자 주가가 고점에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 사람의 지분 매각 사유는 표면상 "세금 납부 및 대출금 상환"이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3년 이후 5년간 총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해왔으며 내년 4월 마지막 납부를 앞두고 있다. 

    세 모녀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소식에 회사의 주가는 이날 장초 한때 9만600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2%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내부자 매도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양자 스타트업 '리케티 컴퓨팅'의 CEO가 지난 5월 보유 주식 100만주 전량을 약 1200만달러에 매도한 게 이달 밝혀졌다. 같은 기간 최고재무책임자도 270만달러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 5월 리게티 컴퓨팅의 주가는 12.11달러였다. 회사의 현재 주가는 이달 58.15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CEO의 매각가보다 5배 비싸다. 업계에서 현재 시장이 과열됐다고 보는 이유다.

    내부 정보에 정통한 미국 국회의원들의 주식 매각도 포착됐다. 미 공화당 소속 토머스 H. 킨 주니어 하원의원은 지난 9월 인공지능(AI) 대표주로 꼽히는 '오라클'의 주식을 일부 매도했다. 

    매각 금액은 1만5000달러~5만달러 사이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미국 하원의원이 AI 랠리를 이끌어온 핵심 종목을 팔았다는 사실에 투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 

    오라클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회사의 주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6.93% 하락한 291.31달러에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주식 매각을 두고 주가가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해석과 차익실현 매물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 미국 스타트업 업계, 정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지분 매각이 이뤄지는 것은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감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