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사 민원 소홀시 금전적 책임 물을 것"

금융회사가 앞으로 고객의 민원이나 분쟁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금전적인 책임을 물게 된다. 소비자보호처와 금감원 검사국에서 금융민원이 많거나 급증하는 회사를 상대로 합동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금융감독원은 16일 '금융 민원·분쟁처리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간 자율조정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단순 정형화된 민원·분쟁은 신속처리하는 한편 악성민원은 분리해 다룰 방침이다. 민원 해결 역량 우수 금융회사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자기책임원칙을 강화한다.

이번 개혁방안은 제14차 금융개혁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사안이다.앞서 금감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추진 중이며,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민원·분쟁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업무프로세스를 점검·개선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금융소비자들의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으로 금감원에 바로 접수되는 금융민원·분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편, 제기되는 금융 민원·분쟁의 내용이 전문화되고 대형화되는 추세다.

문제는 금융회사가 단기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금융상품 판매에 치중하고 민원·분쟁처리를 소홀히 하면서 스스로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금융회사 민원처리부서를 찾기보다 금감원에 우선적으로 제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 지난해 금감원 처리민원 중 금감원에 우선 접수된 민원이 약 94.7%에 달한다.

금감원 역시 민원·분쟁 처리 업무가 과부화되면서 기존의 프로세스를 개선키로 했다. 먼저 민원과 분쟁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금융회사의 자체 민원처리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내년 실시할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금융회사의 민원·분쟁 해결 역량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조직 운영과 인력규모 및 전문성, 시스템 구축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민원·분쟁 발생에 대한 금융회사의 자기책임 원칙 강화를 위해 금전적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원처리 비용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수익자 부담원칙이 적용되도록 금감원의 민원처리 결과를 감독분담금에 반영한다.

아울러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간 자율조정도 활성화한다.금융회사를 거치지 않은 민원은 신설되는 신속처리반에 집중해 금융회사들의 자율조정 과정을 관리한다. 금융회사가 민원인과 전화통화, 면담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민원해결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다만 단순 정형화된 민원은 신속처리반이 한다.

구체적인 자료없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악성민원은 특별조사팀을 신설해 일관성있게 대응할 계획이다. 전문분야 사건처리를 위한 전문 소위원회도 도입된다. 의료·IT분야 등 전문성이 강조되는 분야의 사건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소위원회가 심층 검토 후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