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 국내시장 긴장가계·기업 모두 고정금리 대출문의 증가 등 긴장 고조
  • 현지시각으로 내달 15∼16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12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이 실시된다면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머니 무브(자금 이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29일 국제금융센터와 해외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번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에 착수할 가능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가 금리 인상 조건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그동안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올려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지만 첫 시작은 곧바로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국제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현재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내년 한 해 동안 3∼4차례에 걸쳐 0.75∼1.00%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불똥은 당장 국내 가계부채 이슈로 튈 전망이다. 올 들어 가속화한 가계부채 증가추세로 볼 때 가계 빚 총량이 올해 안에 1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은 1166조원으로 2분기 말보다 34조5000억원 늘었다. 지난 7∼9월 월평균 1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해 3분기에도 가계빚 증가를 주도한 것은 부동산 활황세와 맞물린 주택담보대출이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과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기금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은 20조4000억원 급증했다. 2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20조7000억원)보다 약간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분기 기준으론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처럼 가계 부채가 늘어난 것은 작년 8월 이후 4차례 단행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크다.


    반면 가계부채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 악재와 맞물려 한국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내 가계부채 문제와 맞물려 부정적 영향을 키우면서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한국은행은 외국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 시차를 두긴 하겠지만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시중은행들은 지난 9월부터 이런 가능성을 예측해 대출금리를 조금씩 올리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대출 금리가 오르면 저신용자,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가계가 받을 타격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 가운데 고정금리 유형은 29.7%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최근 가계·기업에서는 고정금리에 대한 대출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중 신규 대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43.3%로 직전달 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보금자리론 대출 가입 건수도 지난달 6647건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10.4% 증가했다.


    기업 역시 고정금리 대출이 늘고 있다. 10월 중 신규 대출 취급액 기준 기업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38.3%를 기록하며 한달 새 2.4%포인트 증가,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대다수 글로벌 IB들은 12월 중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디 아그리콜,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모건스탠리도 올 12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내년 중 4차례에 걸쳐 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의 0∼0.25%에서 내년 말 1.25∼1.50%로 상승하게 된다.


    BNP파리바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즈, 소시에테제네랄 등 4곳은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에 착수한 뒤 내년 중 3차례에 걸쳐 1.00∼1.25%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중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곳은 노무라와 씨티로, 내년 중 2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내년 말 0.75∼1.0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