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NH·미래에셋·메리츠 등 대형주 하락 주도
  • 증권주가 대형사들의 동반 폭락으로 올해 4월 반짝 상승 이후 반등없는 내리막을 지속하고 있다. 전년대비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연말 배당 매력도 제기되고 있지만, 대내외 악재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830.87로 마감한 증권업종지수는 올 들어 4월 23일 장중 2945.09를 찍으며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증권업종지수는 연고점 대비 41.31% 급락한 1728.29로 마감하며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이처럼 증권업종이 침체되고 있는 이유는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업종을 이끌고 있는 시가총액 2조원 이상의 대형 종목들이 일제히 힘을 받지 못하며 업종 하락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주가 역시 증권업종지수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 4월 23일을 기준으로 모두 큰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우선 올해 안에 새 주인을 찾기를 바라고 있는 대우증권의 주가 하락은 회사나 투자자의 고민을 떠나 업계 전체의 이슈다. 대우증권은 4월23일 장중 1만8550원에서 현재 1만150원으로 45.28% 급락하며 주당 1만원을 지키는데도 급급한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M&A(인수합병)이슈가 나오면 매각대상의 주가가 급등하는 반면 대우증권은 전혀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다. 업계는 대우증권의 주가가 하락을 지속할 경우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지분 43%를 보유 중인 매각주체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장부가로 1조7758억원을 책정했다. 산업은행의 보유지분이 1억4018만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당 1만2700원 이상이 돼야 하는데 2주 앞으로 남은 본입찰까지 대우증권 주가가 20% 가량 뛸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오히려 업계가 계산하고 있는 대우증권 주가 마지노선인 주당 9800원이 현 주가와 가까운 상황이다.


    대우증권의 강력한 인수 후보인 미래에셋증권도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빠졌다. 4월23일 6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던 지난 9월10일 하루만에 17.56% 급락했다. 지난 7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1만8550원에 마감하며 약 7개월 만에 70% 이상 주가가 폭락한 상황이다.


    증권가는 여전히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장기적 관점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단기적으로 증자로 인한 수익성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인수 가능성도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3분기 당기순익 전체 1위를 기록했던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4월23일 6330원에서 6일 4105원으로 35.15% 하락했다.


    시가총액 2조460억원의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 7월 2일 유상증자 발표 이후로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해왔다. 3분기 깜짝 실적으로 10월에 힘을 받는 모습을 보였지만, 11월 이후 다시 하락세가 뚜렷하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깜짝 실적이라는 긍정적 이슈보다는 유상증자라는 부정적인 이슈가 시장을 누르고 있고, 전체적으로 시장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1위 NH투자증권의 경우 증권업종지수가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23일 1만6800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전일 1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약 7개월 만에 40.5% 급락했다. 상반기 최대 영업수익을 기록했고, 회사 차원의 주가부양 노력과 함께 올해 파격적인 배당계획도 발표했지만 오히려 주가는 낙폭이 커지고 있다.


    이밖에 키움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 업계와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증권 종목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다만 내년에는 증권주를 '다시보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경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시장의 관심은 증권사의 자본활용 여부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성장·저금리 환경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 연구원은 "증권업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성장성을 감안할 때 절대적인 저평가 구간"이라며 "거래대금 증대, 판관비 감소 등 높아진 이익 체력에도 주가에 변동이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4분기 당기순이익이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고, 일평균 8조원을 저점으로 주식거래 대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연말 배당시즌 최적의 투자대안이라는 점도 증권사의 단기 반등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