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3개월간 16.5% 상승…같은 기간 카카오 8.2% 하락네이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내년까지 실적 성장세 전망카카오, 실적 우려 지속…"다운사이징 및 성장성 재점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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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카카오
    국내 대표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주가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지만, 카카오는 경영권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주가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지난 8월 13일부터 전일까지 약 3개월간 16.5% 상승했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주가가 35% 이상 하락했으나, 8월부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3개월간 8.2%가량 하락했다.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는 전일에도 장 초반 3만285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카카오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주가가 38% 이상 내렸다. 사실상 회복 국면 없이 10개월 동안 주가가 지속해서 떨어진 셈이다. 시가총액은 10조 원가량 증발했다. 그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16억 원, 813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의 희비는 실적에서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2조7156억 원, 영업이익은 38.2% 증가한 525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8%포인트 오른 19.3%를 기록하며 6분기 연속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5000억 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간 네이버는 인건비·마케팅 비용을 적정 수준으로 통제하고, 인프라 투자를 합리적으로 집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홈피드·클립 등 신규 서비스 출시, 기존 플랫폼 고도화 등을 통해 이용자가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머물도록 유도, 이에 따라 자연스레 광고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조9214억 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3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기대치보다 선방했지만, 고공 행진을 하는 네이버와 비교하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특히 외형 성장이 둔화한 데다 자회사 부진이 이어지면서 향후 사업성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이른바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결정을 받는 등 외부 사법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까지 의미 있는 실적‧주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네이버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4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인터넷 산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내년 피드형 광고‧콘텐츠의 소비 증가가 업사이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익 체력에 비례한 주주환원 의지는 긍정적이고, 글로벌 중장기 전략에 근간한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집행이 이뤄진다면 탄력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검색 광고(SA) 부문은 AI 기반 타겟팅 광고와 플레이스 광고가 성장을 견인했고, 디스플레이 광고(DA)는 피드 광고지면 확장 등으로 호실적을 견인했다"라며 "네이버 앱의 트래픽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4분기에도 광고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9월 출시된 AI 기반의 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4분기도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의 경우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악화 우려, AI 신사업에 대한 실망감 등 추가 악재만 쌓여가는 상황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음악이 8% 역성장을 기록한 점이 실적 부진의 결정적 원인으로, 음반이 절반으로 감소했던 SM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카카오 부문도 7.4% 감소했다"라며 "4분기도 게임, 음악 부문의 즉각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한 다운사이징 및 성장성 재점화가 주가 회복의 필수 요건"이라며 "지속적인 다운사이징을 통해 톡과 AI로 자원을 집중하고 시장이 기대하는 두 자릿수 성장률로 복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준호 연구원도 "AI 서비스 카나나의 차별성은 앱 내에서 많은 대화가 축적돼야 발현되는 시스템"이라며 "실제 사용자 경험 개선까지는 출시 이후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 유입 이후 리텐션(재방문율)을 위해 공개된 카나와 나나의 기능 외에 추가적인 AI 서비스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