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전자 주가 4.5% 급락…52주 신저가 경신4년여 만에 5만2000원 선 무너져…4만원대 '코앞'외국인 폭풍 매도 받아낸 개인투자자 곡소리…"기술력 회복 시급"
  • 십만전자(주가 10만원 삼성전자)를 외치던 삼성전자가 어느새 5만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도세에 주가 부진이 지속되는 삼성전자를 역대급 저점 매수에 나서며 비중을 늘렸던 개인투자자들의 곡소리도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53% 급락한 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삼성전자는 이날 52주 신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5만2000원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2020년 6월 25일(5만1900원) 이후 4년여 만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주당순자산(BPS)는 5만6356원으로,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 9월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에서 31.89% 급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3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여파가 이어진 탓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달 8일 발표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조 원, 9조1000억 원으로 각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밑돌았다.

    또한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반도체주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고 있는 관세 부과는 물론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해 약속한 각종 보조금도 축소·철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거세다. 9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4조748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7350억원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를 적극 사들였다. 이들 순매수액은 14조1578억원으로, 외국인 매물 대부분을 개인이 받아냈다. 이날 역시 개인투자자들은 646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폭풍 매도에도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건 삼성전자 주가가 기초체력보다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자 '5만전자' 방어를 기대하고 그간 적극 물타기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20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국내 반도체주 반전의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및 가이던스(전망)가 향후 AI 반도체 밸류체인 주가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력은 물론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진 삼성전자는 기술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인 것은 분명하지만 주가가 유의미한 상승을 보이려면 파운드리 대형 수주 및 기술 경쟁력 제고, 엔비디아향 HBM3E 12단 공급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에 집중됐던 미국 반도체의 생산 기조가 바뀌면 한국 반도체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난주 TSMC 주가가 6% 넘게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2% 넘게 하락했다"며 "새로운 질서가 오더라도 결국 반도체에서는 무엇보다 기술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