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장 마감 직전 하락 전환… 4년 5개월만 최저치하이닉스, 5%대 급락…한미반도체 등 주요 반도체주 일제히 내려증권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저평가 구간…저점 매수 전략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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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주가가 결국 4만 원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가 4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4년 5개월 만으로 시가총액 300조원도 붕괴됐다. SK하이닉스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한 달 만에 '17만 닉스'로 내려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8%(700원) 하락한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4거래일간의 연속 내림세를 멈추고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영향에 결국 하락 마감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주가가 내리며 '4만전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15일 종가 4만99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의 최저치다.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 대비 5.41%(9900원) 하락한 1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상승 출발한 주가는 장 초반 하락 전환해 장 중 한때 전장보다 6.12% 급락한 17만17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종가가 17만 원대로 내려온 건 지난 10월 8일(17만8000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주가는 이 기간 13.9% 하락했다. 이날까지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당 17만 원이 붕괴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밖에 한미반도체(-1.22%), 테크윙(-3.10%), 리노공업(-3.41%)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내렸다.

    이날 국내 반도체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을 수술대에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삼성전자의 시장 경쟁력 악화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도 주가 부진에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우려에 외국인은 9월 이후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매도금액만 약 16조원에 달하는데, 이 기간 코스피 전체 매도금액(약 14.5조)보다 큰 수준이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일 엔비디아는 1.36% 하락한 주당 146.27달러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마이크론 4%대, ARM홀딩스와 AMD 3%대, TSMC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 내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 주가를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실적 우려와 주가 하향 조정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8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현시점에서는 매수 접근이 타당하다"라는 권고를 덧붙였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화 시기에 대한 예측 실패를 인정한다"라면서도 "최근 주가가 월초 대비 14% 이상 하락한 것은 신규 진입자(새 경쟁자)에 대한 우려와 수요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과격하게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라고 평가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HBM 기술 격차와 중국으로부터 추격당하고 있는 범용 디램(DRAM) 제품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면서도 "다만 이 같은 우려가 해소돼 가는 과정만으로도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삼성전자 주가는 역사적 저점에 다가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았던 역사를 되돌아보면 비관의 정점에 도달해 가고 있는 듯하다"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 코스피 전체 지수 하락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여전히 메모리 시장 내에서 차별화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 내 주도주 지위가 굳건하다"라며 "고부가 DRAM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고, 경쟁사 대비 우월한 수익성으로 차별화된 실적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1개 분기 이상 앞선 HBM 타임라인은 내년에도 유효한 실적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생산성에서도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고 있고, 다수의 대형 고객사가 우선순위 HBM 공급사로 낙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 주가는 2025년 예상 주당순자산(BPS) 13만8697원 기준 1.3배로 과거 10년 평균 수준"이라며 "HBM 시장 내 경쟁우위 고려 시 단기 불확실성이 반영되며 낮아진 주가는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