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승진에 싸늘한 반응...수많은 취업준비생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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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금수저 재벌 3,4세는 30대에 전무되고, 흙수저 서민 자식은 취직도 못하는 세상."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벌 세습의 현실을 꼬집은 바 있다.공공연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명 '금수저'로 불리우는 기업 오너들의 자제'분'들은 승진 시험이 참 쉽다.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상무(사진·34)를 전무로 진급시켰고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39) 경영전략본부장은 2012년 상무로 입사해 전무에서 지난 3일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최근에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오너 홍석조 회장의 장남 홍정국 씨가 전무로 승진했다. 그의 승진은, 그가 BGF리테일에 '입사'한지 2년 7개월만의 일로 비교적 다른 2,3세들보다도 빨라 놀라움을 샀다.이에 언론들 사이에서는 '초고속'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입사 2년 7개월이라니, 부인할 수는 없어 보인다.홍정국 전무는 1982년생, 올해 나이 34살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경제학과와 산업공학 대학원을 졸업했고, 2010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에서 일한 뒤 2013년 미국 와튼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밟았다.그 후 2013년 6월 BGF리테일에는 경영혁신실이 신설됐다. 입사한 홍 전무는 2013년 6월 입사와 동시에경영혁신실을 담당하게 됐다.6개월 후 BGF리테일 인사에서는 당시 경영혁신실장이던 홍 전무를 상무에 선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무경험이 사실상 2년 정도였던 홍 전무를 상무로 올렸던 '업적'이 무엇이냐는 의구심이 따라붙었다.상무로 활동한지 1년 만에 그는 '전무'가 됐다. 평균 임원 승진기간이라 말하는 4년에서 7년보다 최소 3년이 빠른 일이고, 실장에서 상무, 전무까지 최소 6년이라고 봐도 3년반 정도가 빠른 승진이었다.홍 전무는 지난 8월부터 경영혁신실장과 전략기획본부장을 겸직하면서 그룹 내 보폭을 넓혀왔다. 그만큼 BGF리테일에 그의 목소리가 커지고 그만큼 성과도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그의 승진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여야할지는 의문이 든다. 경영수업이라 하기에도 너무 짧아 보이는 2년 7개월만에 '전무'에 올랐으니.2015년 구직자들을 가장 불쾌하게 만든 신조어로 '금수저'가 꼽혔다고 한다. 뒤를 이은 건 역시 '흙수저'였다.우리나라는 가까스로 취업할 나이에 임원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가 2,3세에게 박탈감을 느끼며 '금수저'라는 부정적인 색안경을 씌우게 됐다. 국내 취업시장은 지금 한파와도 같기 때문이다.결국은 여기에서 CU 홍석조 회장의 장남, 홍정국 전무가 기업에 활기를 넣고 눈에띄는 성과를 보여줄지에 달렸다. 실적으로 말해야한다.그가 색안경을 벗기고 진짜 전무로 인정받을지는 지금부터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