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추가한 ‘회선 설비 미보유 무선사업’, 알고보니 ‘오기재’3년간 사업목적 없는 통신사업 진행 … 최악의 경우 ‘사업 무효’오는 3월 26일 주주총회서 사업 명칭 수정키로
  • 포스코DX가 '어이없는 실수'로 정관을 변경한다. 사업목적을 잘못 기재한 것을 3년만에 확인해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하려는 것. 

    포스코DX가 지난 3년간 정관에 없는 사업을 진행한 셈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신사업 계약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던 아찔한 상황이다. 포스코그룹의 대표 IT 엔지니어링 기업이 상상하기 힘든 실수를 저질러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는 다음달 26일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사업 명칭 명확화를 위한 정관의 사업목적 정정을 의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론 사업목적에서 ‘기간통신사업(회선설비 미보유 무선사업)’을 ‘기간통신사업(회선설비 보유 무선사업)’으로 고치는 의안이다. 해당 사업부의 요청에 따른 정정이다.

    회사 측은 “담당자의 실수로 ‘회선설비 보유 무선사업’이 ‘회선설비 미보유 무선사업’으로 기재되는 ‘휴먼에러’가 있었다”며 “어디까지나 실수에 따른 것으로 바로잡기 위해 해당 사업부의 요청으로 주총 의안으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정관, 사업목적의 변경이 주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정정공시로는 고칠 수 없어, 주총 의안으로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사실 해당 사업목적은 ‘미’라는 단순 한글자 차이에 불과하지만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 

    회선설비 미보유 무선사업자는 이른바 알뜰폰(MVNO) 사업을 의미한다. 통신인프라 구축하는 대신 통신사로부터 설비를 임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반면 회선설비 보유 무선사업자는 직접 통신 인프라를 보유한 통신사업자(MNO)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가 있다.

    포스코DX는 이 사업목적을 지난 2023년에 새로 추가했는데, 같은 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이음5G’ 주파수할당 및 기간통신사로 선정됐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용으로 4.7GHz(100MHz) 주파수를 할당 받아 특화망을 구축한 MNO가 됐다. 

    포스코DX는 이를 통해 자체 5G망을 구축하고  제철소 내 운송 철도 및 차량 자율주행, 산업용 로봇 제어, 디지털트윈 등 기술 등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통신 매출이 20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사업이 지난 3년간 사업목적에 없는 사업이 됐다는 점이다. 현행 상법에서는 법인이 정관에 없는 사업을 할 경우 중대 결함으로 본다. 정관을 위반해 회사의 목적 범위에 벗어난 사업이 되는 탓이다. 이 경우 해당 사업은 권리능력이 없는 무효 행위로 판단된다. 

    포스코DX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원천 무효가 될 수 있었던 것. 이로 인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을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배상해야만 한다.

    포스코DX의 주 계약 대상이 모회사인 포스코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야말로 아찔한 상황이 3년 동안 펼쳐졌던 셈이다.

    이 외에 문제도 있다. 정관에 없는 사업으로 소득이 발생할 경우, 세무상 미등록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고 목적외 사업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법인세에서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에 대한 가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판례에서는 목적범위 내 행우가 정관에 명시된 사업목적 자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목적 수행에 필요한 직·간접 행위를 포함하고 있어 목적 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다”며 “세부 사례에 대한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DX에서 이런 황당한 해프닝이 발생한 것은 그룹에서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3년 오기재 된 사업목적을 압도적인 가결로 통과시킨 것은 최대주주인 포스코에게도 머쓱한 일이 됐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DX의 지분 65.38%를 보유한 모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