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달러 '선박펀드'로 해운사 신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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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선박지원프로그램 구조도 예시ⓒ금융위원회
    ▲ 선박지원프로그램 구조도 예시ⓒ금융위원회



    정부가 조선·해운·화학·건설·철강 등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과잉공급과 경쟁으로 불황이 지속되면서 다운사이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영정상화가 어려울 경우 M&A와 청산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제24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개별 기업 구조조정이 한계에 이르자 금융당국과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협의체를 구성하고 업종별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해왔다.

    먼저 해운업은 개별 회사의 유동성 문제는 자체 노력으로 해결하되 자체 대응이 어려우면 회생가능성 여부에 따라 구조조정 원칙을 따르기로 했다. 현재의 선대구조로는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민관협동의 선순위 대출 및 선박펀드를 12억 달러로 조성해 나용선(BBC) 방식으로 선박 신조를 지원할 방침이다. 

    나용선이란 용선 종료시 소유권이 선박펀드에 있어 해운사가 매각·선가 하락에 따른 위험부담을 지지않고 운용리스로 회계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부채비율에 영향이 없어 해운사가 선호하는 선박 건조 방식이다.

    조선업의 경우 산업 전반 공급과잉을 해소하고자 경쟁력없는 부문을 축소하는 '다운사이징'을 추진한다. 대형사·중견사에 걸쳐 경쟁력이 없는 부문을 줄이고 회사별로 경쟁력 있는 부문을 특화시킬 예정이다. 

    최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대우조선해양은 내년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4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산업은행 책임하에 2조원 이내의 자본확충을 추진한다. 또 유휴자산 매각과 인력감축 등 1조85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 노력도 병행한다.

    석유화학 업종은 합섬원료 분야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까지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합섬원료 중 테레프탈산(TPA) 과잉공급으로 설비 조정이 필요한 만큼, 업계 자발적 설비조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업은 합금철 과잉생산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업계가 추가적인 설비조정을 통해 89만톤에서 50만톤으로 생산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건설업도 감소하는 시장규모에 맞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고 공사수행능력과 사회적책임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종합심사낙찰제가 도입된다.

    건설사 구조조정은 올해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선정된 대형건설사 14곳(C등급 2곳, D등급 12곳), 그리고 중소건설사 8곳(C등급 1개사, D등급 7곳)에 대해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권단 주도의 상시적인 위험진단과 구조조정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기업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