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구조조정·LBO·노조 존속·경영권 프리미엄 두고 강경입장 유지미래에셋 측 "박현주 회장, 오너로서 공식석상 발언 큰 의미"대우證 내부에선 기존 증권업 틀 바꾸는 '완성형회사' 재탄생 기대감도
  • 구조조정 없이 '대우증권 후배들'을 안고 가겠다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약속에도 대우증권 노조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노조측은 구조조정, 노조 존속, 1조원의 경영권 프리미엄 배분, 재무구조 불안 해소 등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합병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총파업 카드도 준비 중이다.

    다만 대우증권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을 통해 기존 증권산업의 판을 바꾸는 시스템 및 시너지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보이고 있어 향후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인수자와 피인수자 간의 거리감 좁히기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노조는 여전히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에 반대하며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합병반대세력을 결집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조조정 없이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고, 같은 날 홍성국 사장이 "새로운 금융역사를 함께 쓸 시너지 창출을 기대한다"며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잘 된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과는 여전히 반대되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노조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않겠다는 입장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확언을 받았다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용안정을 한다고 해놓고 이후에 어떤식으로든 조정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박 회장이 대우증권 직원들에 대해 '후배들'이라고 표현하며 감성적으로 접근한 부분은 차후에 직원들과 화합의 단계에서 필요한 사항이고, 지금 필요한 것은 구체적 조건에 대한 합의와 (노조)요구에 대한 수용 여부"라며 "나중에 말이 바뀌면 보상이나 해결의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에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국 사장 등 대우증권 경영진이 미래에셋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찬성한 부분도 노조와 상반된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노조와 뜻을 달리한 경영진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노조측은 이와 관련해 비 노조원을 포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통해 홍 사장의 발언이 개인 또는 경영진만의 입장인지, 직원 전체의 입장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일고 있는 차입인수(LBO)에 대해서도 여전히 노조 측은 'LBO가 맞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금융당국은 단지 피인수회사를 담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LBO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현재 산업은행 대주주 체제에서는 인수만 돼서 운영되는 체제인 반면, 미래에셋과 합병이 진행되면 돈에 대한 '꼬리표'는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의 현금성자산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런 부분을 대우증권의 자산을 이용해서 갚을 것은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LBO라고 보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끌고갈것으로 예상이 되고, 우리는 소액주주연대 등을 통해 LBO를 주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박 회장 및 금융당국의 입장과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6000억원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소액주주들에게도 돌아가야 한다는 점과 노조의 존속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처럼 구조조정·LBO 논란·경영권 프리미엄·노조 존속 등의 이슈에서 대우증권 노조와 미래에셋측이 타협점을 찾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구조조정이나 노조 문제와 관련해 박 회장이 '대화', '기회제공', '포용'등의 키워드를 제시하며 대우증권 감싸안기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노조는 말뿐인 다짐만로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미래에셋 그룹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대주주가 산업은행에서 미래에셋으로 바뀌는 것은 불가항력이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은 여러 면에서 대우증권에 불리하다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나 합병 주총을 통해 합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우증권 소액주주들이 뭉쳐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 방식에 소송을 내기로 하면서 노조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증권 노조는 현재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반면 미래에셋 측은 고용보장, 노조인정 등에 대한 문제는 지난달 28일 박현주 회장이 기자간담회라는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공언한 만큼 대우증권 노조가 크게 불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평소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던 박현주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대우증권 노조 역시 인정하겠다고 발언했다"며 "'오너'의 공식 발언의 파급력은 그 자체로 큰 의미와 약속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박 회장의 언급대로 증권업은 성장산업이고, 자기자본이 늘어난 만큼 인력풀이 더 필요해 오히려 지점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우증권의 우수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와 대화 창구 개설과 관련해서는 "아직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증권 노조 외 직원들은 합병 이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또 노조와 미래에셋 및 박회장과의 관계도 향후 대화를 통해 희망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박 회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노조존립에 대한 부분도 약속했고, 오히려 지점수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서 기존 증권업의 틀을 완전히 바꾸며 완성형 증권회사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또 "2조4000억원이라는 금액은 결국 대우증권 인력에 대한 투자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아직 시기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인수자와 피인수자 간에 대화가 지속되면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