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發 대전 개막…증권사 수익률 자존심싸움 벌인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발(發) 고객유치 대전의 막이 올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요 증권사를 비롯한 은행권은 본격적인 ISA 판매에 돌입한다. 신탁형을 두고서는 증권업계와 은행권간에, 그리고 일임형을 두고서는 증권사들간에 자존심 싸움이 시작된다.

시행 직전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수익률과 수수료에 대한 부분도 어느정도 공개됐다.

증권사들만 팔 수 있는 일임형(고객의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임의로 분배해 투자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ISA의 최대 기대수익률은 6.8% 수준이 될 전망이다. 초고위험 등급인 공격투자형을 선택해 ELS나 DLS 등 파생금융상품으로 기대수익률을 높일 경우다. 물론 목표수익률을 초과할 수도 있고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예·적금, RP(환매조건부채권), 국공채 MMF 등으로 상품군을 제한해 위험부담을 낮춘 안정형의 경우 기대수익률은 2% 수준이다.

중립형도 3~4% 수준이기 때문에 증권사의 경우 고객들에게 공격투자형을 적극적으로 권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 역시 새로운 제도를 통해 고수익을 기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5년의 의무기간을 감안하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고객의 투자성향은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등 5단계로 나뉜다.

증권사별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수수료에 대한 윤곽도 나왔다. 고위험·고수익 상품의 경우 최대 1.0%로 조사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ISA 운용 수수료로 신탁형은 0~0.3%, 일임형은 모델 포트폴리오(MP) 유형에 따라 0.1~1.0%를 적용키로 했다.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의 경우 신탁형 수수료를 무료로 책정했다.

증권사들의 유형별 MP(모델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초고위험은 17개, 고위험은 27개, 중위험 26개, 저위험 25개, 초저위험 13개로 조사됐다.

다만 충분한 수익률이 나오지 않으면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증권업계 입장에서는 랩어카운트 수수료가 1.5~2.5%라는 점에서 ISA를 통한 수익 증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ISA와 비교되고 있는 랩어카운트를 통해 재미를 봤던 증권사들이 ISA를 통해서는 그만큼의 수익을 내기 힘들고, 박리다매 전략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수료가 수익률과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플러스 알파의 수익은 가입이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사전예약 이벤트로 고금리 RP(환매조건부채권)를 특별 판매했다.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나란히  5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5.0% 이상의 RP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금리를 3.5%로 낮춘 대신 가입한도를 1억원으로 늘렸다. 3.5~5.0%의 금리는 저축은행 금리를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ISA 시행 초반 고객확보와 수익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비과세 한도 200만원을 포함해 1000만원까지 나오는 분리과세 9.9%를 투자자들에게 캐시백해주기로 했다. 1000만원 이상 수익이 날 경우 79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ISA 개막 초반 승부는 큰 의미가 없고 '2라운드'가 시작되는 5월부터가 진검승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4월부터 ISA의 수익률등을 비교할 수 있는 공시 사이트가 열리고, 5월부터 금융기관 전체에서 한개만 개설 가능한 ISA 계좌도 이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짜 승부처는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후 3개월이 지나면 수수료 없이 계좌이동이 가능해 수익률이 타사에 비해 저조할 경우 초반에 모셔온 고객들의 무더기 이탈도 염려되기 때문에 사후 운용에도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ISA의 계좌 이동은 해지 후 재가입 방식으로 기존 증권사 또는 은행에 있던 ISA계좌를 해지해 환급받은 후 새로 가입할 회사 ISA계좌를 만들어 환급받은 돈을 납입하면 되며 기존 금융사의 가입기간도 승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