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2년만에 등기이사 복귀...국민연금 반대 건강 악화 CJ 이재현 회장과 백의종군 현대 현정은 회장 사퇴
  • ▲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습.ⓒ각 사
    ▲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습.ⓒ각 사

     

    지난 11일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포스코 등이 일제히 주총을 개최한 데 이어 18일에는 SK그룹, LG그룹, CJ그룹, 현대그룹, 한진그룹, 효성그룹 등이 주총을 연다.

     

    지난해 사면 이후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이 그룹의 지주사인 (주)SK 등기이사에 복귀할 예정이어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 SKC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한다. LG화학은 구본준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그룹의 신성장을 이끌게 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주)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에 재선임되지 않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초강수를 두며 백의종군한다. 롯데그룹은 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에 따라 롯데쇼핑 사외이사에 새 인물을 선임한다. 최근 조종사 페이스북 댓글 공방의 장본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 등기이사에 재선임 된다. 탈세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조석래 회장과 아들인 조현준 사장도 등기이사에 재선임될 예정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열리는 주총데이는 대기업 총수들의 등기이사 복귀와 사퇴가 엇갈리는 희비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슈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주주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다.

     

    우선 SK그룹이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등기이사에 복귀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년 4년형을 선고받고 SK(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C&C 등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이후 2년만에 그룹의 지주사인 SK(주)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횡령 등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던 최 회장의 전력을 문제 삼으며 등기이사 선임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분 8.40%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 23.40%,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7.46%에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이 SK네트웍스 등기이사에 신규선임된다. 잇따른 M&A 실패와 면세점 탈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네트웍스를 돕기 위해 오너가 맏형인 최신원 회장이 투입되는 것이다. 주총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공동 대표이사를 맡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주총 당일 미국 LA에서 열리는 세계공동모금회(UWW) 리더십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한국의 기부문화에 대한 연설이 예정돼 있다. 때문에 SK네트웍스 주총에는 불참한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와 LG화학이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과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특히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회를 확대한다. 기존 7명(사외이사 4명 포함)에서 9명(사외이사 5명)으로 늘린다. 보수한도도 45억원에서 60억원으로 올린다. LG화학은 구본준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다.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의 신성장추진단장으로서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SK그룹과 달리 오너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건강이 악화된 이재현 회장이 임기가 만료된 CJ(주)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에서 빠진다. 대신 신현재 CJ(주) 경영총괄 부사장과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각각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앞서 2014년에 CJ E&M, CJ CGV, CJ오쇼핑, 지난해에는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번에 두 곳에서도 사퇴하면 기존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는 것이다. 이제 그룹 회장이라는 직함만 남게 된다.

     

    현대그룹도 CJ그룹과 상황이 비슷하다. 현정은 회장이 현대상선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현대상선을 구하기 위해서 300억원의 사재출연 이외에 등기이사라는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마지막 배수의 진을 친다. 자산 매각과 용선료 협상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달 말쯤이면 자구안 이행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7대1 감자를 주총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한진그룹도 대한항공, (주)한진, 한진칼, 한진해운의 주총을 일제히 실시한다. 지난 13일 조양호 회장이 조종사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면서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오토 파일럿 상태에서 조종하는 것이 크게 어려운 게 아니라는 취지의 내용이었는데, 이를 두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명예를 훼손했고, 항공사 CEO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때문에 대한항공 등기이사에 재선임 예정인 조양호 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가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이 예정돼 있다. 장남인 조현준 사장과 셋째 조현상 부사장, 이상운 부회장도 모두 이번에 등기이사에 재선임된다. 효성 측은 법원 판결에 항소하고 적극적으로 관련 부분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기아차는 박한우 사장을 사내이사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한다. 롯데쇼핑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원 전 법제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확정한다. 투명경영을 위한 신동빈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