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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대형은행의 노동조합이 영업점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영업현장의 불합리·비효율성 업무 등 영업점의 불필요한 일 없애기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역시 계좌이동제, ISA 등 굵직한 사업으로 인해 불필요한 업무가 사라지긴 커녕 오히려 업무만 늘었다.
실제로 실태조사 결과 △개인별 실적 달성 계약서 작성 요구 △지점장 지시사항 관리부 작성 △매일 전직원 KPI 실적 증대 보고서 작성 및 발표 회의 실시 △타점 간 실적 교환을 위한 타점직원 권유행번 입력 요구 △KPI 환전 실적 목표로 타인명의 환전실적 강요 △직원들에게 테스트성 질문 남발 △ISA 초일계수 영업압박 △창구별/업무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1/n 식 실적 배분 △모든 직원 실적 현황 게시 등 실적 압박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가득차 있었다.
여기에 지점장의 언어폭력까지 더해지면서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로 △실적이 저조하면 바로 인사조치 시키겠다 △인사고과 그어버리겠다 △하기 싫음 사표 쓰고 나가라 △월급에 스트레스 비용도 포함돼 있으니 지시하면 무조건 해라 등 지점장의 권위적인 모습만 담겨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은행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회의감만 가득하다.
기존의 가족적인 문화는 없어지고 오로지 실적과 생존에만 급급하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더욱 걱정이 앞서는 것은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악화될 것이란 이야기다.
영업을 잘하는 직원과 못하는 직원을 공공연히 차별하고 더욱 과도한 실적을 요구할 것이란 게 은행원들의 생각인 것이다.
한 은행원은 “무리한 실적 과당경쟁으로, 과연 고객을 위한 은행인지 의문스럽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기자는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급여수준이 높다는 이유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논리는 유치원 수준의 떼쓰기에 불과하다. 또 신입직원을 볼모로 노동조합을 압박하는 행위도 신사답지 못하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충분히 고민하고 절충안을 찾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