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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주요 재원 중 대가 없이 기증 받는 '기부금'이 서울 소재 대학에 대거 몰리면서 지방대학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개인, 기업, 기관 등의 기부금은 자율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대학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14일 대학교육연구소가 전국 4년제 대학 153개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0~2014년 기부금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체 사립대 기부금 총액은 4037억원으로 서울 등 수도권 소재 대학에 72.7%(2933억원)가 몰렸다.
비수도권의 경우 1104억원(27.3%)에 불과해 지방대 외면 현상은 심각했고 수도권에서도 경기·인천을 제외한 서울지역이 60.2%나 차지하면서 사실상 서울에 편중됐다.
학생 2만명 이상 대규모 대학에 대한 기부금은 전체 총액 중 2240억원이 몰리면서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방대보다는 서울권에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대학별 기부금 규모를 살펴보면 연세대가 50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고려대(356억원), 동국대(226억원), 성균관대(165억원), 한양대(161억원) 등 상위 5개교 모두 서울지역이 차지했다.
반면 대구외대는 0원으로 기부금 자체가 없었고 경주대 4330만원, 대구예대 4832만원, 금강대 5609만원, 중원대 6215만원 등 기부금 하위권의 추계예대(8290만원), 그리스도대(현 KC대·1억4419만원), 성결대(2억6789만원)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방소재였다.
기부금 최상위인 연세대와 하위 경주대를 비교하면 1000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격차는 컸다.
기업 기부금도 서울지역에 대거 쏠렸다. 전체 기업 기부금 1470억원 중 70%가 서울지역 대학에 집중됐다.
이같이 대학 기부금이 서울로 대거 몰리는 현상에 지방대들의 한 숨은 늘고 있다.
영남권 소재 A대학 관계자는 "대학 기부금은 연고가 없는 한 지방보다는 서울지역 대학에 기부하려 한다. 서울권 대학의 경우 동문의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고 그만큼 비중도 크다. 지방대가 기부자를 늘리고 싶어도 분위기가 따라 주지 않고 악순환만 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광주의 한 대학 측은 "서울과 비교하면 지방대는 지명도, 인지도에서 떨어진다. 기부자에 대한 예우도 서울소재 대학에 비해 낮은 것도 사실이고 관련 전문 인력도 적다. 서울 지역 대학 중에 대기업 명칭이 담긴 건물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지방대는 기부금 유치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서울소재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지방대에 대한 명확한 육성 정책이 없는 한 결국 비서울권 학교의 기부금 외면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교연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의 선호도가 높고 대학이 서열화된 분위기에서 기부금 편중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기부금은 사적 영역이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은거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을 통해 지방대 육성에 대한 기조를 강력히 표명하면 기부를 강조하지 않아도 선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