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길지구 내 최고 4721대1 경쟁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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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하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를 두고 불법전매와 다운계약서가 난무하고 있다. 토지 공급자인 LH는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손을 놓고 있다.

    19일 LH에 따르면 이달 부천 옥길지구 내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39필지와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22필지 공급이 진행돼 평균 5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평균 1244대1, 최고 4271대1(단독5-3-1블록)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과열 양상은 웃돈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탓이다. 단기 투자를 노린 이른바 '묻지마 청약'으로 경쟁률이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 청약 신청 당시 LH의 전산 시스템이 일시적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옥길지구 인근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청 예약금이 1000만원에 불과해 일단 청약하고 당첨 후에 생각해보자는 분위기"라며 "최대 2억원의 웃돈이 붙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로또'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첨 즉시 웃돈이 붙어 불법전매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계약금을 내기 전 당첨권만으로도 최소 수천만원에서 억대 이상의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르면 LH가 공급한 토지 중 소유권 등기를 마치지 전 공급가격 이하에서만 매도가 가능하다. 만약 웃돈을 붙여 거래하기 위해선 당첨자는 토지대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LH도 불법행위가 횡행하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손을 놓고 있다. 공급과정을 벗어나면 단속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토지 청약 과정은 법적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관리·감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1층에 상가를 배치하고 2층 이상에 일반 주택을 조성하는 구조다.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보다 활용도가 높아 은퇴 후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다. 최근 은퇴자뿐 아니라 노후 대비용으로 찾는 수요가 많다. 추후 건축을 위해 수억원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부르는 게 값'이 됐다.

    현지 개업공인중개사들은 고객에게 구체적인 매매 방법을 설명하며 적발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운계약서도 부추기는 실정이다. 매수자와 매도자는 LH가 공개한 공급가격으로만 계약서를 작성하는 형식이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면 세금부담으로 이익이 크지 않다"며 "매도 희망자는 다운계약서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거래를 원한다"고 말했다.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의 인기는 전국구 현상이다. 최근 외지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LH가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내놓은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72개 필지의 평균 경쟁률은 346대1에 달했다. 이 중 최고 경쟁률은 3500대1(C14-8-2블록)을 기록했다.

    운정신도시 H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거래가 가능했던 토지는 대부분 손바뀜이 진행됐다"며 "현재 주인들은 계약금을 지급하고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