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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계가 오는 9월 소위 김영란법(부정청탁·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명절 기간 수산물 판매 부진에 따른 피해액이 지난해 기준으로 1조12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수산물 소비 위축이 어가소득 감소와 수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수산업이 공멸할 공산이 크다며 관련법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수산물을 김영란법에서 정한 금지대상 품목에서 빼거나 수산물 선물 때 상한액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태도다.
연근해 수산물을 생산하는 전국 92곳의 수협조합장은 20일 이런 내용이 담긴 '청탁금지법 금품대상의 수산물 적용 제외를 위한 건의문'을 국민권익위원회에 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국내 수산업은 수산업 인구 감소, 수입 수산물 개방 압력, 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말미암아 생사존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김영란법 시행령이 그대로 도입된다면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어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9월28일 도입을 앞둔 김영란법 시행령은 식사비, 선물, 경조사비를 각각 3만원, 5만원, 10만원 한도로 정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현실적으로 5만원 미만대의 선물을 찾기 어렵고 정부가 지원하는 고품질 수산물 생산 정책과도 거리가 멀다는 견해다.
수협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관련 업·단체 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수산물 판매 피해액은 연간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연간 수산물 총 소비액은 8조8803억원이다. 최근 3년간 수협의 바다마트와 Sh수협쇼핑을 통한 수산상품 매출액은 연평균 336억원쯤으로, 이 중 70억원인 21%쯤이 설(12%)과 추석(9%) 명절에 판매됐다.
수협 관계자는 "수협의 판매 자료를 토대로 명절 기간 수산물 총매출액을 추정하면 1조8648억원쯤"이라며 "명절 기간 판매한 수산물 선물세트 503개 품목 중 5만원 이상은 전체의 60%인 302개였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피해액을 추산하면 최대 1조1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산물은 먹을거리 원재료이고 시판하는 수산물 선물세트의 60% 이상이 5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할 때 김영란법 시행령에서 정한 금지대상 품목에서 수산물을 제외하거나 제한 상한액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익위는 오는 22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9월28일 이전에 시행령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