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수정안 제출·12일 결정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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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공전하는 가운데 노동계가 표결을 염두에 두고 공익위원 표심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아직 공익위원이 심중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애간장을 태우는 중이다. 다만 토론과정에서 공익위원이 질문을 많이 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는 데 일말의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경영계는 18년 만에 인상률 수정안에서도 동결(0%)을 주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11차 전원회의서 수정안 제출될 듯… 공익위원 '캐스팅보트' 주목
8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도 노동계와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제7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동결해야 한다는 태도였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6030원, 월급으로는 126만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양측은 이날도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은 수정안이 준비됐으며 노사 양측이 함께 제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노동자위원은 아직 제출 시기가 아니다며 맞섰다.
지난해는 최초 요구안 제출 이후 두 차례 토론을 거쳐 수정안을 냈다. 인상안 결정은 마지막 제12차 전원회의에서 표결 끝에 이뤄졌다.
올해도 마지막 협상일인 오는 12일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저임금 심의·의결은 법정 시한이 지난달 28일이었다. 이미 법정 시한을 넘겼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법적인 효력을 가지려면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일(8월5일)의 20일 전인 이달 16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최저임금 요구안에 대한 토론은 지난해보다 한 차례 더 진행한 상태다. 올해는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세계 경제 불안 가중 등 논의의 변수가 많아 노동계가 수정안 내기를 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요구안 제출 이후) 토론을 통해 현장의 다양한 의견과 관련 통계 자료를 설명했다"며 "지난해도 두 차례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 측은 수정안을 준비했다지만, (우리로선) 공익위원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수정안의 범위가 나오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노사 양측의 견해차가 커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고 보고 표결을 염두에 두고 공익위원 설득에 시간을 할애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자·사용자·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간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결국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쥐는 구조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다가 최저임금 결정이 예년처럼 공익위원 안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번에도 사용자 측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근에 노·사·공익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2009년이다. 이후 노 또는 사측의 불참이나 기권 속에 공익위원 안을 표결에 부쳐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2007년 이후 공익위원은 매년 중재안을 냈다. 노·사 합의가 결렬된 2009년 이후 공익위원은 총 7번의 중재안에서 결과적으로 6번 사용자측 인상안 쪽으로 기울었다.
올해는 공익위원이 아직 심중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노동계가 애를 태우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공익위원의 분위기를 파악해보고 있지만, 아직 감도가 잡히지 않는다"며 "그나마 회의 석상에서 사용자위원은 얘기를 별로 안 하는 데 공익위원은 이것저것 질문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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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 "두 자릿수 인상해야"… 使 "이제 안정화돼야"
올해 협상은 경영계가 동결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논의는 인상 폭에 맞춰진 셈이다. 노동계와 야당은 두 자릿수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면 2011년 5.1%, 2012년 6.0%, 2013년 6.1%, 2014년 7.2%, 2015년 7.1%, 2016년 8.1%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가장 최근 두 자릿수 인상은 2006년 12.3%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6일 '생활 가능한 수준의 최저임금 실현을 위한 전문가 112인 공동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 13% 인상을 주장했다. 올해 13%를 올려 내년도 최저임금이 6800원이 되면 매년 13.5%씩 인상해 2020년에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2001년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8.7%로 과도하게 인상돼온 측면이 있다"며 "(경영계는) 이제는 최저임금 인상이 안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총이 올해 요구안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한 만큼 경영계가 말하는 안정화는 당분간 최저임금 동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총은 수정안이 제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11차 전원회의에서도 변함없이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경총 관계자는 "수정안이 반드시 애초 요구안과 달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경실련이 전문가 의견을 들어 최소 13% 인상을 주장하며 공익위원을 압박한 데 따른 대응전략으로 분석된다. 공익위원이 경실련 주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어려운 기업 여건을 호소하기 위해 수정안 동결 카드로 배수진을 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총은 1998년에도 애초 요구안과 수정안 모두 동결을 주장한 바 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당시 인상률은 2.7%였다. 이는 1988년 이후 역대 최저 인상률이다. 노동자위원은 애초 8.8% 인상을 요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