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유럽연합 영국 탈퇴로 자유무역 지지도 약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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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범 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의 체결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 나온 데다가, 양측에서 정치적인 지지가 약화하고 일반 국민의 반대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범 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의 체결 내년 1월 이전에 타결하겠다는 목표에 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1, 2위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은 2013년부터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 내에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정 타결이 힘들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우선 브렉시트를 들었다.
영국은 EU 내에서 자유무역을 가장 옹호해 왔으며,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다른 EU 회원국을 설득하며 협상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영국이 EU에서 빠져나가기로 결정 나면서 EU 내의 추진력이 약해졌다. 영국이 EU에서 빠져나가면 미국으로서도 EU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줄어든다.
미국의 유럽 지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영국이 제외되는 것은 그만큼 미국이 새로 얻는 자유무역 시장 크기를 줄인다. 브렉시트 결정 이전부터 TTIP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늘어났다. 지난 5월 독일의 공영방송인 ARD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독일 국민의 70%는 TTIP에 반대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5%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미국에서도 차기 대통령을 놓고 맞붙을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민주당)이 자유무역협정에 부정적이다. 트럼프는 자유무역이 미국의 일자리를 줄인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클린턴 전 장관도 당내 기류를 반영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돌아섰다.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11월 열리는 데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내년에 선거가 열린다는 사실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TTIP에 반대하는 프랑스와,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독일이 국민의 정서에 역행하는 정치적인 모험을 할 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싱크탱크인 브뤼겔의 졸트 다르바스 수석 연구원은 "브렉시트 결정 이전부터 TTIP는 흔들렸다. 이미 TTIP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면서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TTIP 가능성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