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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인구 1억명 평균연령 28세의 젊은 국가로, 내수의 벽에 부딪힌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5년 2000달러로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교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지난해 54%를 넘어서고 대형 외국 기업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베트남의 변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만큼 빠르다.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에 뛰어든 국내 유통기업들이 급변하는 베트남의 새로운 유통 트렌드에 어떠한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지 직접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베트남 호찌민=김수경 기자] 베트남 패스트푸드 업계 1위 롯데리아가 국민 식당 자리를 노리며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베트남에 1호점을 열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메뉴로 고급 레스토랑 이미지를 탄탄하게 구축해 왔다면 이제 베트남 내 매장 200개점을 돌파하며 더욱 친근하고 자주 찾을 수 있는 대중 식당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기자는 최근 호찌민 다이아몬드 플라자 9층에 위치한 롯데리아를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맛 볼 수 없는 베트남 현지 메뉴인 치킨과 라이스 제품, 베트남 전통 커피 메뉴가 눈에 띄었다.
최근 카페형 매장으로 리뉴얼해 세련되고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가 돋보였으며 매장에는 무료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즐기며 식사를 하는 젊은층, 어린 자녀들과 외식을 즐기는 가족 단위 손님이 주를 이뤘다. -
롯데리아 베트남 매장 슈퍼바이저인 트(tu, 33세) 씨는 "최근 롯데리아 매장을 고급스러운 카페형으로 리뉴얼하고 있다"면서 "인테리어를 바꾼 후 젊은 고객층의 반응이 좋아 이전보다 매출이 16%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은 젊은 고객들을 위해 전매장에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실시하고 카페와 레스토랑을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인테리어를 점차 확대 적용해 나가고 있다.
이날 롯데리아 다이아몬드 플라자점에서 만난 직장인 리(Li, 24세) 씨는 "예전에는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에만 롯데리아에서 외식을 했는데 요새는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됐다"면서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고 치킨 메뉴가 가장 맛있어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베트남 호찌민 시내를 걷다 보면 5분 마다 하나씩 롯데리아 매장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식당으로 자리잡았다"면서 "베트남 고객들이 부담없이 언제나 자주 찾을 수 있는 식당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차별화 된 메뉴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리아가 KFC와 졸리비, 맥도날드 등 글로벌 대형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차별화 된 메뉴와 서비스 덕분이었다. -
롯데리아는 베트남 현지인들의 식문화와 식자재 소비 행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특화된 메뉴들을 개발했다.
한국과 같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베트남의 식문화를 반영해 라이스 메뉴를 도입하고 치킨을 좋아하는 젊은층의 입맛을 고려해 치킨과 라이스 세트 메뉴를 선보여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경쟁업체인 KFC와 맥도날드도 롯데리아를 벤치마킹해 베트남에서는 치킨과 라이스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베트남 롯데리아는 베트남 현지 메뉴가 전체의 30~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인기많은 제품은 단연 치킨 라이스 세트 메뉴이다. 치킨 라이스 세트 메뉴는 4만3000동(한화 약 2200원)으로 현지 음식 베트남 쌀국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KFC나 맥도날드의 비슷한 메뉴 대비 20~30% 정도 저렴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과 달리 음식을 주문하면 직원이 직접 손님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다주며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손님을 위한 오토바이 발렛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류 스타나 베트남 스타를 기용한 광고가 아닌, 친근하고 재미있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
롯데리아 관계자는 "후라이드 치킨 외에도 그릴치킨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몇 개 매장에서 테스트 중"이라면서 "현재 고객 반응이 좋아 내년부터는 그릴치킨으로 메뉴를 확대해 치킨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베트남에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등 외국 자본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외식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아직까지 베트남 내 매장 수가 적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롯데리아는 많은 매장을 갖추고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구축한 만큼 대중에게 더욱 친숙한 식당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은 현재 200개 매장 중 약 10%를 가맹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매장 수를 약 20개 가량 늘리고 점차 가맹점 비율을 높여 2년 안에는 가맹점 비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리아는 베트남 법인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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