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상승 기대 없이 내집마련 쉽지 않아획일적인 정책 잣대 "세분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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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은 11·3부동산대책으로 국토교통부와 건설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토부는 정책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미소를 띠고 있는 반면 건설사는 실수요를 위한 정책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9일 대한주택건설협회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분양시장이 국지적 과열이 진정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등 정책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찬했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오히려 청약경쟁률을 조정,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리는 가수요가 빠지면서 실제로 전반적인 청약경쟁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국토부도 "건설업계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형성이라는 정책방향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건설사들 속내는 사뭇 달랐다. 건설사들은 지난달 이후 분양사업을 진행하면서 현 정부정책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정한 조정지역에선 세대원 청약 불과·재당첨 제한 5년 등 조건이 대폭 까다로워지면서 실수요자 상당수가 청약제한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지역 한 분양소장은 "세대원 청약 불과 등으로 실제 내집마련이 필요한 청약자 참여가 제한됐다"며 "정부는 서울에 내집이 없는 세대주만 실수요자로 단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분양소장도 "가구 구성원 중에 2∼3년 후 입주를 앞두고 청약시장에 참가하는 수요자도 상당하다"면서 "단순히 경쟁률을 낮추는 정책보다는 폭넓은 실수요자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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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 정책이 기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 2년 만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이후 연속 하락세다.
기존 집값이 내려가면서 실수요자도 분양시장에 선뜻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된 것.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투입되는 국내 특성상 집값 하락세는 분양시장 침체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돈줄을 죄면서 실수요자 분양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내년부터 분양공고하는 아파트는 입주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하는 만큼 대출자 부담이 커진다.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막고자 집단대출에도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분활상환을 유도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말하는 실수요자는 무주택자이면서 자본이 갖춰진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현금이 없으면 집을 사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대책이 아직은 정착 단계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주택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별로 신축적·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실수요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면서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의견수립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책 보완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수요자와 투자수요를 정확히 구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집값 조정시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책을 내놓은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가 말하는 실수요 범위를 세분화해 접근해야 한다"면서 "금융대책도 획일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세재혜택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