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양도세 공제기한 연장…佛 양도세 면제 시기 5년 단축부동산시장 침체 해소 목적…美 감면 한도 폐지 법안 발의"장특공 폐지시 매물 잠김 심화…주택 거래 위축 불가피"
  •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범여권이 보유 기간별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해외 선진국들은 주택 매물 확보와 거래 활성화 등을 위해 세 감면 조치를 추진 또는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 출회와 집값 안정을 목표로 '채찍'을 꺼내든 한국과 달리 선진국들은 세제 감면이라는 당근책을 통해 거래 정상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1주택자 퇴로까지 막는 세제 강화는 되려 매물 잠김만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 선진국들은 장기 보유 중인 주택에 대한 양도세 등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주택 양도소득세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언급된 국가별 사례를 보면 일본은 5년 단위로 세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주택 보유 기간이 5년 미만이면 세율이 39.63%, 5년 이상이면 20.315% 적용되고 10년 이상일 경우 14.21%까지 낮아진다. 한국과 달리 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고 보유 기간만 산정하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일본은 고령화와 빈집 등 심각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양도세 감면 대상을 확대하거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최근 일본 정부는 2026년 세제 개편안을 통해 양도세를 포함한 소득세 산정 전반에 적용되는 기초공제액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이는 부동산을 장기 보유한 경우 물가 상승분만큼 기본 공제액도 늘어 결과적으로 양도세 등 세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상속받은 빈집을 매각할 경우 양도차익에서 최대 3000만엔(약 2억7800만원)까지 공제해주는 제도 기한을 2027년까지 연장했다. 아울러 2025년 종료 예정이었던 주택담보대출 공제를 2030년까지 5년 더 늘렸다.

    프랑스도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양도세 면제 시점을 앞당기는 세제 개편을 단행했다.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자 주택 장기보유자가 집을 더 원활하게 팔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준 것이다.

    프랑스 경우 양도세가 소득세와 사회보장세로 나뉘는 독특한 구조를 띈다. 양도세는 흔히 말하는 양도소득세 개념이고 사회보장세는 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적 시스템 유지를 위해 거둬들이는 세금이다.

    두 세금 모두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보유 6년차부터 소득세는 연 8%씩, 사회보장세는 최대 9% 감면된다.

    소득세 경우 전액 면제 기간이 기존 22년에서 올해 세제 개편을 통해 17년으로 5년 단축됐다. 여기에 사회보장세는 최장 30년을 보유하면 양도세가 면제된다. 즉 아무리 양도차익이 크더라도 3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은 양도세가 단 한푼도 발생하지 않는 셈이다.

    더욱이 양도세 면제 시기가 5년 단축돼 장기 보유자의 세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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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은 장특공과 같은 장기보유에 대한 세제 감면은 따로 없지만 2024년부터 부동산 양도세 최고 세율을 28%에서 24%로 인하했다.

    미국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각각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다. 보유기간이 1년을 넘기면 20% 이하의 낮은 양도세율이 적용되고 직전 5년 가운데 2년 이상 실거주하면 최대 50만달러까지 공제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행 중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법(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 이후 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세제 해택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공화당 주도 아래 실거주 주택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감면하거나 아예 면제해주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일례로 스콧 피츠제럴드(Scott Fitzgerald) 공화당 하원의원이 발의한 'Middle Class Home Tax Elimination Act'는 주택 매도시 양도세 면제 한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게 골자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과도한 양도세 규제는 거래를 제한해 매물 잠김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고물가 기조 속에 장특공까지 사라질 경우 주택 소유주들은 늘어나지도 않은 자산 가치에 대한 세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실거주, 규제지역 여부 등에 따라 양도세 부담액이 달라지는 등 현 세제는 과도하게 복잡한 측면이 있다"며 "무조건 장특공을 폐지할 게 아니라 과세 및 공제 대상을 단순화하면서도 공정성까지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계속 물가가 오르다보니 한 시점에 책정한 금액기준이 향후에 불충분해지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장특공이 폐지되면 그만큼의 양도세 부담이 더해지는 것이므로 시장 거래를 장기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