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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철강업계는 갖은 악재에도 잘 견뎌냈다는 평가다.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내적으로는 구조조정 등 굵직한 이슈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는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며 실적 개선세를 보여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 철강사들은 보호무역과 구조조정 등 대내외 이슈에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철강업계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에서 큰 고비를 맞이했다. 미국 등 주요 수출국들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수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
철강협회 수출입 실적 자료를 종합해 보면, 올해 국내 철강재 순수출은 전년대비 약 300만톤 이상 감소한 650만톤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8월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열연강판에 최대 61%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당시 포스코는 반덤핑 관세 3.89%, 상계 관세 57.04%로 총 60.93%의 관세를 판정받았다. 현대제철은 반덤핑 9.49%, 상계관세 13.38% 등 총 13.38%의 관세율이 결정됐다. 미국은 9월에도 한국산 냉연강판에 60%가 넘는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내리는 등 국내 철강재에 대한 무역 규제를 나날이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철강사들은 실적 개선을 잘 이뤄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3분기 실적 호조세를 나타내며 4년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현대제철도 올해 누적 영입이익을 1조원을 넘어서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동국제강 역시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재무 안정성이 강화되고 있다.
포스코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 확대로 극복했다. 특히 3분기는 WP제품을 바탕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되며,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WP제품 판매 증가로 1조343억원을 기록했다. 4년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며 '1조클럽'에 복귀한 것이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WP제품 판매는 403만8000톤으로 전체 판매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은 미국 등 주요 수출국에서 포스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반덤핑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따라서 수출에서의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악재는 다른 곳에서 생겼다. 당진제철소 1고로가 고장나면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
현대제철 당진1고로는 지난 5월12일 고로 내부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쇳물과 슬래그 일부가 굳어져 출선구가 막히는 문제가 생겼고, 하루 쇳물 생산량이 1000톤 수준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다행이 한달이 채 안되는 시점에서 가스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열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이유를 밝혀냈다. 문제점 파악 이후 차분하게 정상화 작업을 진행한 결과, 6월말에는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만났지만 현대제철은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슬기롭게 잘 대처했다는 평가다.
동국제강에 있어 올 한해 최대 이슈를 꼽으라면 브라질 CSP제철소 가동을 들 수 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제철소를 가동하며 그간 장세주 회장이 꿈꿔왔던 일관제철소 체제를 갖췄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10일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Ceara)주 뻬셍 산업단지의 CSP 제철소에서 용광로에 불을 지피는 화입식을 거행했다. 동국제강은 용광로에 불을 붙이며, 2005년 브라질 쎄아라주 투자 MOU 체결 이후 11년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한해 국내 철강업계를 휩쓴 또 다른 이슈는 구조조정이다. 지난 9월 정부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업계에 강력한 사업 재편을 요구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은 잇따라 원샷법을 신청했다. 하지만 미리 계획됐던 사업 재편을 신청함에 따라 구조조정에 대한 실효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대형 철강사간 인수합병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2년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 합병으로 탄생한 신일본제철주금이 올해 초부터 닛신제강과 합병을 추진 중에 있다. 중국에서는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이 12월초 합병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세계 2위 철강사인 바오우강철이 탄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