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계약 금액, 과정에 따라 변화할 수 있어…근시안적 시선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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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 및 연구개발(R&D) 지속으로 글로벌제약사 도약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 일각에선 글로벌 신약 탄생의 어려움과 막연한 기대감으로 쏠릴 수 있는 신약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후보물질 발굴부터 신약이 탄생하기까지의 확률은 약 0.02%에 불과하다. 신약 창출에 평균 12년, 약 1조원대의 R&D 비용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광 개발 성공확률(10%), 유전 개발 성공확률(5%)보다 낮다.
이처럼 ‘High Risk High Return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제약 산업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어서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려는 국내 제약사를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신약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올린 8조원의 성과가 위 사례로 지목받았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8조원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기술이전 한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상용화될 때 한미약품이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마일스톤 계약은 성공을 전제로 체결하는 동반자 계약이지만, 신약개발에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기 때문에 여건이 나빠지면 언제든 해지될 수 있다는 게 한미약품 측 의견이다.
마일스톤은 체결과 동시에 수취하는 ‘확정된 계약금’과 임상개발이 진행될 때마다 ‘단계별 성취도에 따라 받는 금액’, 상용화 이후 판매액의 일정비율로 받는 ‘로열티’ 3단계로 구성된다. 즉, 지난 해 한미약품의 8조원 성과는 이 3단계를 합한 것을 말한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도전을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미약품을 포함한 국내 제약사들이 기술 수출한 신약 후보물질 중 절반만 성공해도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실패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실패 없는 성공은 있을 수 없다”면서 “임상 단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변수들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약개발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안타까운 소식이긴 하지만 나머지 2개 후보물질의 계약이 유지됐다는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며 “계약규모는 물론 가능성 또한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글로벌신약 개발 과정은 험난하고, 때론 아픈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순간들에 직면하지만 그래도 한미약품의 결론은 ‘글로벌신약’”이라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비전과 함께 전 세계 1400조에 달하는 의약품 시장에서 새로운 국가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