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이전보다 오히려 거래량·거래대금 감소…빗나간 장밋빛 예상증권업계 "시간 모자라 거래 못하는 투자자 이미 없어…비효율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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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거래시간 연장 무용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침체된 증시에 활력를 불어넣는 차원에서 제도가 시행됐지만 오히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뒷걸음질 친 결과가 지속되자 단순한 시간 연장만으로는 유동성 증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주식거래 시간을 30분 늘리며 강력한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거래대금이 10%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식 거래대금 합계는 2054조원으로 전년대비 10.3% 줄었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77조원으로 14.6%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877조원으로 3.7% 감소했다.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으로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유동성 효과가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고 있다.


    거래소는 중국 등 아시아 증시와 겹치는 시간을 늘려 투자자들의 편의를 높이고, 국내 증시의 거래규모를 키우기 위해 정규거래 마감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30분 연장했다.


    특히 거래소는 증시 유동성이 3~8% 증가하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600억원에서 68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반면 거래대금은 물론 거래량까지 줄어들며 거래소의 당초 예상은 빗나가며 실효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거래시간 연장으로 수수료 수익이 늘어 실적개선을 예상했던 증권사들 역시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거래대금이 감소했고, 채권 수익률 하락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접은 상태다.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시간 확대를 이용해 짧은 시간 가격차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고빈도 매매를 하는 개인투자자도 없기 때문에 시간 연장이 무의미하다"며 "오히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업무 프로세스 변경 등 각 지점의 번거로움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발 금리 인상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켜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줄었다는 분석을 내기도 한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나온 이슈가 모두 증시에는 대체로 호재가 아닌 악재였던 만큼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단순히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늘리기 위해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 대다수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대금 증가는 시간의 문제가 아닌 경기호조와 기업의 실적에 대한 문제"라며 "시간이 부족해 투자자들이 투자를 못한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효율성에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정찬우 이사장이 취임 초기 거래시간을 중장기적으로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언급했는데 이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던 만큼 반드시 재고해야 되며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일일 거래시간 6시간이 짧아 거래를 못하는 개인 고객은 없었고, 기관의 경우 수수료 부담 등으로 빈번한 매매가 불가능해 거래시간 연장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시장의 비효율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