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도입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평균 수익률이 일임형 MP(모델포트폴리오) 기준 0.01%에 그치는 등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며 외면받고 있다.
평균 수수료 0.89%를 제외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셈으로, 당국은 기존 ISA의 제도를 보완해 올해 하반기 다시 한번 'ISA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운용된 181개 MP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증권사는 0.21%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은행은 마이너스 0.40%를 기록했다.
반면 수수료율은 증권사는 0.93%, 은행이 0.80%로 나타나 ISA 가입자들은 사실상 원금을 까먹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81개 MP 중 최근 6개월간 수익이 난 MP가 92개(50.8%)로 나머지 절반은 손실을 봤다.
ISA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국민들의개인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투자상품이다.
반면 수익률에 부침을 겪으면서 1년도 채 되지 않아 시들해지고 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의 일임형 ISA는 국내외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최근 수익률 부진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금리가 급등해 보유 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가입추세도 크게 꺾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ISA의 총 가입건수는 240만5863건으로 전월대비 0.13%(3155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3월 출시당시 120만4225명이 가입했던 ISA는 3개월 만인 6월까지 236만7708명이 가입하며 가입자수가 크게 늘었다.
반면 7월들어 전월대비 0.73%(1만7429명) 증가에 그친 이후 1% 이하의 증가세를 기록 중이며 지난해 10월의 경우 가입자가 0.1%(2561명) 감소하기도 했다.
수익률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증권업계도 ISA 도입 초반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특판 등으로 마케팅에 적극적이었지만 현재는 추가 가입자 모집을 사실상 중단하고, 기존 MP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ISA는 종합 자산관리로 개인의 재산형성을 지원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만큼 가입 대상 확대, 중도인출 제한 완화, 세제혜택 확대 등 상품 실효성을 높이고 장기간 계좌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다른 상품과 차별화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자구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당국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세제혜택을 강화한 'ISA 시즌2'를 준비 중이다.
투자 매력을 높여 ISA의 부활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 중인 'ISA 시즌2'는 가입대상을 늘리고, 중도인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당국은 ISA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는 만큼 제도를 보완해 시즌2 상품을 제대로 선보인다면 인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흥행 불씨를 되살릴 제도개선이 이뤄져 가입 문턱이 낮아지고, 시장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해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다시 한번 ISA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불완전판매, 세제혜택보다 수수료가 더 부과되는 구조상 문제를 계속 안고 갈 경우에는 여전히 금융사만 배불리는 제도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