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리스크 점차 '눈덩이' 처럼 커져 '뉴 롯데' 경영진들 이렇다할 대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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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성주 골프장 사드부지 제공 결정 이후 중국의 무차별적 보복이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중국 관련 사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로써는 이렇다할 대안 조차 마련할 수 없어, 롯데 내부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유통시설에 대한 일제 위생점검을 시작으로 식품 반입 불허와 롯데면세점 홈페이지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등 '사드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롯데,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면세점 등 집중 '타깃' 

사드 배치 이후 반한 감정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롯데가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전날 롯데면세점이 홈페이지 해킹 사태로 곤욕을 치렀다. 

롯데 측은 4개 언어로 운영 중인 롯데인터넷면세점의 홈페이지 다운으로 하루 총 매출인 약 4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홈페이지 차단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에서 한국관광을 전면 금지하는 등 노골적으로 사드 보복을 서슴치 않고 있어 그 피해는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 관광객의 감소는 곧 면세점 매출과 연결되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롯데 몫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전체 입국 여행객 1720만명 가운데 중국인이 804만명으로 46.7%를 차지했고, 이 중 45%가 단체관광객으로 추정돼 이번 이슈로 인한 산술적 피해 노출도는 전체 입국 대비 2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 대비 높은 수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조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라며 "면세점 업종의 경우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청 조사 결과 지난 2015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한국 내 지출액은 2391달러(약 274만원) 정도다. 만약 중국인 관광객 수가 806만명에서 403만명으로 절반 정도 줄어들 경우, 국내 지출도 96억3573달러 정도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는 면세점 직격타로 이어지면서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사드 보복 당혹스럽지만 해결 방안 없어 '안절부절' 

상황이 이렇게 되니 롯데그룹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롯데그룹 측은 사드 보복에 대해 외교적인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사드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말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중국을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까지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은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문제는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민감 기업이 내놓을 수 있는 해결방안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롯데 측 입장이다. 갈수록 중국의 보복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뉴 롯데'의 새로운 경영진들도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 보복 문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고 상황을 지켜본 이후에 대응책을 모색할 방침"이라며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다. 지금으로써는 할 수 있는게 없는게 사실이다"라고 하소연 했다. 이어 "경영진에서 향후 방향에 대해 모색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딱히 내려온 지침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