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모직 합병, 삼바 분식회계의혹 2심 첫 공판1심 무죄 후 검찰측 항소지연 비판에 이번엔 '신속' 방점10월 심리, 11월 변론 종결, 내년 1월 선고파운드리 부진, M&A 스톱 등 부작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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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 첫 공판에 참석한다.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 회장이 이번 재판을 통해 4년여간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김선희 이인수)는 이날 오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회장 등 14명에 대한 2심 첫 공판을 연다. 피고인인 이 회장도 공판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첫 공판인 만큼 이날 재판정에서는 피고인 신분 확인과 증거조사 등 간단한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이 회장은 2015년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자신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과 합병하도록 개입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반대로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도 받는다.지난 2월 마무리된 1심에서 이 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두 회사의 합병이 경영권 강화 및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돼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2심은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의 항고로 이어졌다.4년 넘게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 삼성전자 그룹은 잦은 부침을 겪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찾아온 반도체 호황에 실적은 향상됐지만, 미래 신기술 투자에는 보수적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1심 재판에서 총 96차례 법정에 출석했다.최근 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까닭을 총수의 부재가 길어졌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삼성전자 영업이익도 2021년 51조6339억원에서 2022년 43조3766억원, 지난해에는 6조56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연간 적자는 14조원에 달했다. 판매량으로 압도했던 스마트폰 부문도 애플이나 중국업체에 추격당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투자 소식은 묘연한 상황이다.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등 자산은 100조7955억원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재판을 치를때마다 그룹 전체가 여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장기간 끌어온 재판인 만큼 항소심은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항소심 재판부는 내년 2월 법관 인사 전까지 선고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내달 심리를 진행해 적어도 11월 말까지는 변론을 종결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만약 2심에서 무죄가 선고돼도 검찰이 불복해 상고하면 최종 판단까지 2~3년 더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