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벌' 메시지 보다 인사로 말할 듯정현호-한종희-전영현과 만찬 … 현안 논의DS 혁신, DX 교체, 사업지원TF 변화까지 회자인사시기-대상 '광폭' 전망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위기상황에서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는 대신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 쇄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부문장은 물론이고 부회장급 최고경영진까지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았지만 별도의 행사나 메시지 없이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이 회장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일본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났다.

    지난 25일 있었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 추도식 이후 삼성 사장단과의 오찬에서도 이 회장의 메시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선대 회장의 업적을 기리는 자리였던만큼 참석했던 현직 사장단 50여 명과 함께 선대 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되새기고 현재 처한 삼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언급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도식 전날인 24일에도 이 회장은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등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모 음악회에 가족들,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참석했다.

    당초 재계에선 이 회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선대회장 추도식 이후 오찬에서 현재 삼성이 당면한 위기 해결과 관련한 메시지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취임 2주년일까지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며 사실상 이 회장의 공식 메시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맞는 기념일에도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수원사업장에선 한종희 부회장이 주관하는 창립 기념식이 열리지만 이 회장이 참석하거나 따로 메시지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영상 메시지를 남긴 적은 있지만 그동안 창립기념일 행사에 직접 참석한 적은 없다.
  •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 ⓒ삼성전자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 ⓒ삼성전자
    삼성의 위기상황에서도 이 회장이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재계에선 이번 삼성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 쇄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회장이 한 마디 말 보다는 현재의 위기상황에 경종을 울리는 강력한 '필벌'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오는 31일 3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하는 삼성전자가 내달 초 사실상 인사 방향을 마무리짓고 중순에서 말경에는 발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년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올해는 위기상황임을 감안해 예년보다 조금 이른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재계 안팎에서 부회장급 인사를 교체하는 강수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이번 삼성 인사에서 최고경영진들의 쇄신 폭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평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고 사장 승진자도 2명에 그치는 등 소폭 인사를 진행했던만큼 올해는 최고경영진 급에서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지난 5월 반도체 수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바뀌면서 이번엔 DX부문에서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문별로는 위기론의 중심에 있는 DS부문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전 부회장이 새로운 사업부장으로 자리한 것 외에 경영진 교체가 많지 않았던 탓에 이번에 사장, 부사장급 이동이 대거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은 현재도 일부 진행 중이지만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DS부문은 완전히 쇄신에 방점을 찍는 조직 구도를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DX부문도 최고경영진에 이어 임원 세대교체가 큰 폭으로 진행될 수 있다.

    7년째 이어지고 있는 TF체제인 사업지원부문의 변화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