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입 정원 5만명 감축…1단계 '자율개선' 선정 올인
-
-
-
-
▲ 지난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영 교육부 차관이 '2주기 대학구조개혁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2주기 평가를 통해 대입 정원 5만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대학 입학정원을 강제적으로 감축하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내년 초 진행됨에 따라 대학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주기 평가와 달리 2주기에서는 '자율개선 대학' 선정 여부를 결정하는 1단계 통과 대학들은 사실상 정원 강제 감축을 진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2단계 평가 대상에 오른다면 정원 감축은 현실화된다.
특히 자율개선 대학의 경우 권역별로 나눠 선정 비중을 결정하기로 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소재 대학도 2단계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일 발표된 2주기 평가 계획을 보면 자율개선 대학 권역별 비중, 2단계 정원 감축 비율 등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내년 3월께 시작되는 2주기 1단계 평가 이후에서야 대학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대학평가과 관계자는 13일 "자율개선 대학 등의 비중은 세부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평가 결과를 보고 이에 맞춰 결정할 계획에 있다. 자율개선 대학은 1주기 평가 등을 봤을 때 절반 정도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 X·Y·Z등급을 결정하는 2단계 평가 대상 대학들은 정원 감축이 실시된다. 2단계 평가 대상에 포함되는 것만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Y·Z등급의 경우 정부 재정지원 사업 일부 또는 전면 제한 대상에 오르고, Z등급은 최악의 경우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대학구조개혁법 국회 통과 여부가 강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주기 평가 이후 관련 법령이 없어 정원 감축안은 권고 수준에서 머물렀고,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는 물거품되면서 현재 기준으로 정원 감축, 퇴출 등을 강제할 수 없다.
1주기 평가를 통해 4만명 이상을 감축한 교육부 입장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법안 통과가 절실하다. 교육부가 밝힌 2주기 감축 규모는 5만명, 3주기는 7만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포괄적인 지도·감독에 있어 2주기 평가가 내년이 진행되는 데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대학가에서는 법안 통과 여부를 떠나 사실상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를 놓고 긴장하는 모습이다.
A대학 관계자는 "1주기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정원 감축 대상에 올랐었다. 2주기에서는 자율개선 대학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인데, 앞서 평가가 있었기에 관련 부서가 구축된 상태다. 2주기 2단계 평가 대상에 오르지 않게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 측은 "이미 대학가에서는 2주기 평가를 대비하는 곳이 상당하다.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들의 경우 정원 감축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 여러모로 자율개선 대학에 포함되도록 할 준비할 텐데 2단계에 오른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기 싫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주기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었던 한 대학은 "국내 대학이, 해외 대학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치열하게 생존해야 하는 것에 글로벌 경쟁력 악화도 고민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미 평가를 한다기에 기준 이상의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며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학구조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미 교육부가 계획을 확정했기에 대학가에서는 섣부른 판단보다, 2주기 평가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나선 분위기다.
교육부 측은 "2주기 대학구조개혁 계획은 국회와 소통하면서 진행했다. 정부가 바뀌면 많은 변화가 있지만,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팩트다. 특히 2020~2021년에 많이 줄어든다. 새 정부가 들어와도 새롭게 (대학구조개혁 계획을) 바꾸는 게 쉽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 대학구조개혁을 어느 정도 방향이 수정될 수 있어도 기조는 유지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