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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법부는 현재 재계 총수 소환에 혈안이 돼 있다. 세계적인 그룹 총수들을 연일 검찰, 법원으로 불러내면서 국내 기업의 이미지 추락은 이미 현실이 됐다. 이들이 경영에 집중할 수 없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최순실 사태로 시작된 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도 모자라 재계 총수들 신변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 이들은 계속되는 검찰 수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처지다.
지난 주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최태원 SK 회장을 전격 소환 조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상황을 집중적으로 캐묻기 위해서다. 검찰 특수본이 김창근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부른지 정확히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강도높은 검찰 조사에서 최태원 회장은 사면과 면세점 사업 특혜에 대해 "대가성은 없었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지 이틀만인 지난 20일 재계 총수가 또 다시 사법부의 호출을 받았다. 이번에는 검찰이 아닌 법원이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사법부의 부름에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두했다.
20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중앙지법에서 재계 6위의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권 회장은 최순실 재판에 증인으로 서기 위해 법원에 출두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그리고 억울함을 하소연 하기 위해 증인으로 기꺼이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재판에서 그룹 총수가 직접 증인으로 참석한 사람은 권오준 회장이 유일하다.
이렇게 최근 며칠 사이 재계 10위권 내에 있는 SK, 포스코 그룹 총수가 검찰과 법원을 다녀갔다. 그들이 출두하면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고 포토라인에 서서 사진이 찍혔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시라도 경영에 집중해야 하는 그들에게 이러한 모습은 참으로 부끄러웠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일벌백계해야겠지만 그건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진 뒤 생각할 문제다.
우선 대한민국 총수들의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세계 각 국가의 시선은 어떠할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냥 비리기업 이 수준으로 낙인 찍혔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 국의 기업들과 투자를 협의 하고 성장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그들이 입는 이미지 타격은 상상초월인 셈이다.
금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며 낳을 또 다른 파장이 국내 주요 그룹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중 고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재계는 그야말로 폭풍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