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저장고·LNG생산시설 등 기반시설 공격 난타전…이란 보복 예고공습 피해 쿠웨이트·카타르 '불가항력' 선언…인프라공사 지연 가능성직원 철수 아직 '안전불감증' 지적도…삼성E&A 현장 이란과 불과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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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의 라스라판 LNG 플랜트.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진행중인 대(對)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건설현장에 '셧다운'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이란이 미국 우방인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에 대한 무차별적 공습을 이어가면서 플랜트 건설현장이 멈춰 설 위기에 놓인 것이다. 중동 건설현장에 대한 도미노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공기지연과 그에 따른 원가부담 등이 건설사 어깨를 짓누를 것으로 예견된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이 비삿대응 체계에 돌입한 가운데 일각에선 직접적 공습영향권에 포함된 국가에 체류 중인 국내 직원의 대피와 철수가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10일 외신에 따르면 대 이란전쟁이 석유 저장고와 액화석유가스(LNG) 생산시설, 담수화 플랜트 등 핵심 기반시설까지 표적으로 삼는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산육국 석유시설에 대한 '보복 타격'을 경고하면서 전쟁이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이란이 산유국들에 대한 보복 공습을 지속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건설현장도 직·간접적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리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카타르와 사우디 동측 해안가 산업단지 등이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란 공습으로 라스라판 LNG 생산공장이 폐쇄된 카타르에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카타르 LNG 수출기지 탱크, 삼성E&A가 카타르 에틸렌 저장설비 사업을 진행 중이다.특히 삼성E&A의 에틸렌 저장설비 사업장 경우 최근 이란의 드론 공습을 받은 라스라판 산업단지내 위치한데다 이란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안전 리스크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카타르 도하 북측 80㎞ 지점에 위치한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매우 인접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카타르 반도 북측 끝 해안가에 자리잡은 탓에 가장 가까운 이란 본토와의 직선거리가 약 200㎞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대구(230㎞)보다 가까운 거리로 언제든 추가 공습에 노출될 수 있는 위치다.이에 대해 삼성E&A 관계자는 "현재 현장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는 상황으로 아직 특이사항은 없다"며 "현지 직원 철수계획 등을 포함한 비상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전면전 상황은 아닌 만큼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일각에선 건설사들의 안전불감증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란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카타르 등 현장 경우 추가 공습에 대비해 직원 대피 및 철수가 우선적으로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전쟁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산발적으로 공습을 주고받았던 이전과 양상이 다르다"며 "특히 국내사 현장이 없었던 이란·이스라엘과 달리 이번에 공습을 받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현장직원들이 직접 거주 및 근무하고 있는 지역인 만큼 건설사들이 안전 문제에 대해 보다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와 이란 본토와의 거리. ⓒ구글맵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꼽혔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란과 가까운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 소재 정유시설들이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운영 중인 라스 타누라 정유공장도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업계에선 중동 전쟁 여파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재정난이 심화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는 장기간 이어진 저유가 등으로 재정상태가 악화돼 적자가 210억달러 규모까지 늘었고 그 결과 네옴시티 등 메가 프로젝트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수행 중인 네옴시티 지하터널 공사 등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재추진 기대감을 높였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이라크 행정부 최종 승인 후 올해 상반기내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지정학적 위기라는 또다른 악재를 맞은 것이다.이라크 경우 이번 전쟁에서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언제든 현지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산유국들이 앞다퉈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을 발동시키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불가항력이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도 책임을 면제해주거나 이행 시점을 늦출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다.국영 카타르에너지는 지난 4일 고객사들을 상대로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앞서 최대 LNG 생산거점인 라스라판 공장이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데 따른 조치다.현재 이 공장은 폐쇄된 상태로 LNG 생산이 중단됐으며 재가동까진 최소 한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전쟁 여파로 현지 당국이 주요 현장 보안수준을 격상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알자지라·카타르 국영 통신사(QNA) 등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카타르 국방부는 라스라판 등 핵심 생산시설에 대한 사보타주를 계획한 혐의로 이란 혁명수비대 연계 조직원 10명을 체포했다. 이어 카타르 내무부는 주요 생산시설에 대한 보안등급을 격상하고 주요 생산현장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또 다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불가항력 선언과 현지 당국의 보안 강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쟁까지 장기화되면 건설사들의 중동 프로젝트도 차질이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삼성E&A 관계자는 "카타르 측의 불가항력 선언으로 인해 현지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은 부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