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수주 25% 중동…미수금 부메랑 가능성10대사 해외 미청구공사 3조…계약액 감액시도 늘듯
  • ▲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현장. ⓒ현대건설
    ▲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현장. ⓒ현대건설
    미국·이란 간 중동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건설업계 미수금 리시크가 재차 가중되고 있다. 이미 적잖은 해외 미수금이 쌓인 가운데 전쟁 여파로 기수주한 프로젝트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거나 계약액 감액으로 이어질 경우 건설사들의 재정부담도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472억7000만달러로 이중 약 25%인 118억8000만달러가 중동에서 나왔다. 이는 중동 기준 2014년 이후 11년만에 가장 많은 수주액이다.

    건설사별로 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한화 건설부문 △삼성E&A 등이 중동에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LNG 수출기지 탱크와 UAE 원전, 사우디 열병합 발전소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푸리 유틸리티 현장과 380㎸ 규모 송전선로 공사, 이라크에 해수처리시설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에서 신항만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삼성E&A는 사우디에서 파딜리 가스 증설 사업, 카타르에서 에틸렌 저장설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에서 기수주한 프로젝트가 미수금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산유국들로 본격적인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국가들이 방산투자를 늘릴 경우 인프라·에너지 부문 프로젝트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이 경우 신규 발주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도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거나, 기존 계약액을 감액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게 업계 우려다. 

    이미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미청구공사와 미수금 규모가 적잖은 것도 문제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관련 미청구공사액은 3조28억원에 달했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수행한 뒤 발주처에 아직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이다. 공정률 인식 차이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할 경우 손실로 잡히게 된다. 이미 발주처에 청구를 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공사미수금보다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별도)이 1조248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엔지니어링 8570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3817억원 △대우건설 332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지역 경우 전시 체제가 아닌 평시에도 현지 변동성이 크고 그만큼 미수금 리스크도 상당한 지역"이라며 "전쟁까지 겹친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미청구공사와 미수금이 더욱 적체돼 건설사들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