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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정부와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 결정에 대해 사죄했다. 이에 올해 흑자전환을 자신하면서 어떠한 변수로 실패할 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을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들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희망찬 메시지도 던졌다.
대우조선해양은 2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정성립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4.2조원 지원을 약속한 지 1년6개월 만에 다시 추가지원을 결정했다"며 "추가 지원을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강도높은 자구계획을 이행, 반드시 흑자전환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전 임직원들은 이번 추가 지원 결정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노사가 함께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올해는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수주 부진은 올해 실적과 무관하다"며 "분명히 말할 수 있는건 올해 흑자 전환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유동성 문제가 있을순 있지만 흑자냐 적자냐는 올해 수주와 관계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저가 수주의 주범이 대우조선이라는 경쟁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정성립 사장은 "경쟁사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대우조선을 저가경쟁의 주범으로 몰아가는건 억울하다"며 "3사 공개 경쟁에 들어가면 (대우조선은) 가격이 높아 항상 떨어졌다"고 성토했다. 이어 "채권단이 부서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이제 저가수주는 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조선산업이 최종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은 빅2 체제가 맞다고 진단했다.
정 사장은 "궁극적으로 빅3 체제보다는 빅2 체제로 가는게 산업경쟁력에서는 낫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도 밝혔지만 빅2 체제를 하드랜딩으로 가느냐, 소프트랜딩으로 가느냐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조선 문을 닫고 직원을 내보내는 빅2 체제는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엄청나다"며 "지금처럼 지원을 통해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들어 선택의 여지를 갖고, 빅2 체제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소난골 드릴십 인도에 대해서는 착실하게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소난골은 전 국민이 알 정도로 유명한 프로젝트로, 실제 소난골 드릴십 인도 지연으로 1조원에 가까운 유동성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난골 협상 과정은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빠르지 않지만 착실히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소난골은 드릴십을 운용할 유지보수(ONM)업체를 선정 중이다. 현재 2개 업체로 좁혀졌으며 내달에는 최종 운용사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5개 오일메이저업체와 용선을 위한 MOU도 협상 중이며, 4월말이면 용선 MOU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현재 소난골 파이낸싱이 문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진척이 없다. 하지만 용선 MOU까지 체결되면 파이낸싱도 어느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매각과 청산은 상당히 진척됐다고 평가했다. 정 사장은 "14개 자회사 중 매각 계획을 가진 회사는 8개다. 나머지 6개사는 청산할 계획인데, 이미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 중 한 회사는 완전히 청산했으며, 나머지도 모든 조치를 끝내고 법적 절차만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연말 설계자회사인 디섹을 우선 매각했다. 웰리브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와 MOU를 체결해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이다.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유럽의 다국적 조선소와 1년간 협상을 벌이고 있어, 내달에는 MOU가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자회사 매각 및 청산은 자구계획 대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