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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철강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발표가 연기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 불균형에 철강업을 지목하면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미국을 둘러싼 대규모 무역 전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철강업계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있다.
3일 업계 및 북미 외신에 따르면 이르면 금주 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가 늦춰질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오는 6일 독일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 이후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무역확장법 결과 발표에 대해 미국 워싱턴 한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다"며 "G20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 대변인 또한 232조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 묻는 외신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철강재 수입 문제를 간단히 처리할 수 없는 이유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의 선봉에 철강산업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에 따라 알루미늄 뿐만 아니라 타 산업에도 미칠 영향이 크기에 상무부가 더욱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각 국에서 이번 조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점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무역 규제가 현실화 된다면 강력한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철강재 수입이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향후 세계 각 국가의 대(對)미 철강재 수출은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미국으로 수출되지 못하는 물량은 자연스레 다른 국가를 대안으로 찾아 흘러들어갈 수 밖에 없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미국 철강재 수입 규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저가 중국산 물량이 대량 유입되면 EU 철강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세실리아 맬트스롬(Cecilia Malmstrom) EU 통상부 집행위원은 미국의 철강재 수입 규제가 EU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미국이 아직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기에 특정 대응을 언급하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유럽산 철강재가 미국 안보에 위협을 가한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안보라는 개념이 남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도 이번 조사결과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문제에 철강업을 지목해,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무역 분쟁에 철강업이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G20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심도깊게 논의돼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