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앞서 공주대 서울과기대 등 타 대학 교명 변경 거부
  • ▲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캡처화면. 거점국립대 9개교가 '한국대'(가칭)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주대, 한경대가 관련 상표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캡처화면. 거점국립대 9개교가 '한국대'(가칭)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주대, 한경대가 관련 상표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점국립대 9개교가 대학 연합체제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들 학교의 통합 교명으로 거론되는 '한국대학교'(가칭)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몇몇 대학이 학교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당국으로부터 불가 방침을 받았던 교명이 한국대였고, 지역 국립대 2곳은 이와 관련된 여러 상표권을 등록한 상태다. 

    한국대 교명 사용은 교육부 허가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만약 거점국립대들이 한국대 사용을 밀어붙인다면 또다른 문제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통합 가능성을 내비친 국립대는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으로 이들 대학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한국대 OO캠퍼스'로 지역별로 운영한다는 방안이 거론됐다.

    아직 확실한 연합체제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나의 대학으로, 한국대 교명이 등장한 부분에서 다른 대학들은 '대표성 부여' 등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이 포함된 교명을 사용 중인 대학은 현재 20여개교로, 단일 명칭을 사용 중인 '한국대'는 없다. 1947년 '한국대학'이 설립됐지만 1955년 국제대, 1993년 서경대로 교명을 변경되면서 해당 교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앞서 2007년 공주대는 한국대로 교명 변경을 추진했지만, 당시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는 신청을 반려했다. 2013년 해당 교명 변경이 재추진되자 과거 사례를 이유로 구성원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공주대는 기존 교명 유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서울과학기술대는 2009년 서울산업대에서 교명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대가 1순위로 올랐다. 반면 서울과기대는 2순위였던 현재의 교명으로 승인을 받았는데, 교육당국은 1순위가 아닌 다른 명칭을 사용하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대 교명 신청을 반려한 이유로는 한국대 명칭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는 부분이 지적됐다.

    공주대 관계자는 "한국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을 뜻하는데, 그 명칭으로 교명을 쓰기에 곤란하다는 부분에서 반려됐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부분에서 결정이 난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한국대학교'가 포함된 상표권은 3건이 등록된 상태다. 공주대는 △새한국대학교 △한국대학교 1948 등 2건을, 한경대가 △한국대학교 HANKOOK NATIONAL UNIVERSITY SINCE1939 등 1건의 상표권을 보유 중이며 이들 대학은 국립대다.

    교육부 허가 없이 한국대 명칭을 쓸 수는 없지만 이들 대학은 미리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것으로, 공주대는 특허청이 '한국대 1948' 등록을 거절하자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교명 변경 허가를 득한 후가 아니면 교명을 사용할 수 없다'며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했고 결국 해당 지재권을 등록했다.

    다른 대학들이 상표권을 등록된 상황에서, 교육부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는 한국대 명칭을 국립대 9개교가 통합 교명으로 사용한다면 논란이 될 것으로 대학가는 내다보고 있다.

    A국립대 관계자는 "지역거점국립대가 쓴다면 위상이 애매해지지 않을까 싶다. 한국대를 허용하게 될 경우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한국대라고 하면 '한국의 최고 대학'이라는 인식이 세워질 수 있다. 명분에 맞는 대학이 국호가 포함된 명칭을 쓸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좋지 않은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립대 통합으로 인한 한국대 교명 추진 가능성에 교육부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 대학이 한국대를 쓰려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봤고, 여러 대학이 함께 쓰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논의될 지는 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