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의 탈원전 정책 후속으로 전기료 인상 불가피할 듯업종 특성상 철강업계 부담 커, 인상 폭과 시기 조율해야
  • ▲ 동국제강의 에코아크 전기로 모습.ⓒ동국제강
    ▲ 동국제강의 에코아크 전기로 모습.ⓒ동국제강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공식화하면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철강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종 특성상 전기 사용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가장 예민할 수 밖에 없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료 인상 시 국내 철강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져 결국 가격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고 있다.


    철강업계는 전기 사용이 가장 많은 산업 분야다. 특히 국내 최대 전기로업체인 현대제철은 전기 사용이 가장 많은 기업이다.


    2015년 기준으로 현대제철이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했고, 전기로가 없이 고로만 있는 포스코는 3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그만큼 철강업계가 전기요금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다.


    특히 현대제철은 2015년 한 해에 1만2025GWh의 전력을 사용해 전기요금으로 1조1605억원을 납부했다. 지난해에는 전력비 및 연료비로 2조718억원을 사용했다. 이 가운데 전기요금은 2015년과 비슷한 1조16000억원 수준이다. 


    포스코의 경우도 지난해 전력용수료로 7560억원을 사용했다. 이 중 전기요금은 5000억~6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포항제철소의 전기요금만 4200억원에 이를 정도다.


    전기로를 보유한 동국제강도 2016년에 전력비로 2444억원을 썼다. 세아베스틸의 전기요금도 매출액 대비 8~9%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20% 이상 인상될 경우 철강산업 특히, 전기로 부문은 제조원가 경쟁력이 상실된다. 거기에 글로벌 보후무역주의 확산으로 중국 등 수입산이 확대돼 결과적으로 국내 전기로업체의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철강업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료는 철강제조업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은 곧 제조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며 “철강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전기요금 인상 폭과 시기를 완화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박명재 국회철강포럼 대표(자유한국당 의원)는 “새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 이뤄질 경우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철강업계의 경쟁력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수치가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우려와 함께 철강업계는 묵묵히 에너지 절감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2년 전부터 46%인 자가 발전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화력발전소 건립까지 추진했지만,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조업 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회수해 연료를 절감하고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가발전량을 늘리는 등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이로 인해 현재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자가발전 비율은 각각 50%, 70%대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제철은 폐 배터리를 재활용한 에너지 저장장치를 당진 제철소에 구축한 데 이어 운용 성과에 따라 자가 발전 시설이 없는 포항 공장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동국제강도 노후설비 교체 및 공정 개선 등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세아베스틸도 이미 몇 년전부터 에너지 절감을 위한 설비투자 및 원가절감에 대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