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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된 19일 원전 백지화를 선언했다. 현재 건설 중인 발전소는 물론 원전의 설계 수명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된 19일 원전 백지화를 선언했다. 현재 건설 중인 발전소는 물론 원전의 설계 수명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진행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시대로 가겠다"면서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재 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에 대해서도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을 '세월호'에 빗대어 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했다.
◇ 원전 이어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도 중단
문 대통령은 원전과 함께 석탄·화력 발전소의 신규 건설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해 노후한 석탄화력발전소 10기에 대한 폐쇄조치도 임기 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전과 함께 석탄 화력 발전을 줄이고 천연가스 발전설비 가동률을 늘리겠다"고 했다. 세부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NG 발전, 태양광, 해상풍력 등 대체 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라며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는 원전 안전성 확보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할 것"이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승격해 다양성·대표성·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 산업용 전기료 올린다…기업 부담 가중될 듯
문 대통령이 탈핵을 추진하는 명분은 안전에 있다. 신한울 원전은 설계작업이 중단됐고 부지선정이 이뤄진 영덕과 삼척의 경우도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새 정부의 기조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이 현재 30%에서 18%로 내려갈 경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전력소비는 계속 느는데 기존 생산량이 부족하다면 단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게 시장논리다.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을 20%에서 37%, 신재생에너지를 5%에서 20%로 끌어올리기로 했지만 단기간에 비중을 올리기는 녹록치 않다.
원전의 발전단가는 kwh당 68원 수준으로 △석탄화력은 74원 △LNG는 101원 △신재생에너지는 157원 수준이다. 원전과 석탄화력 발전량 감소는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정부는 산업용 전기요금 재편으로 늘어난 에너지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탈원전을 둘러싸고 전력수급과 전기료, 막대한 폐쇄 비용을 걱정하는 산업계의 우려가 있다"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재편해 산업 부분에서의 전력 과소비를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 경쟁력에 피해가 없도록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전과 산업부가 가정용 전기요금을 손본 만큼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대기업 전기요금을 올리는 수순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