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매매·전월세 거래량 동반 상승분양·입주물량 지속 증가… "소화불량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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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매량과 전월세 거래량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기존 임대차시장 수요와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에 향후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수요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2016년 7월~2017년 6월)은 모두 12만2871건으로, 1년 전(2015년 7월~2016년 6월) 11만2656건에 비해 9.06%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1월 4627건 △2월 2760건 △3월 6802건 △4월 7858건 △5월 1만586건 △6월 1만4918건으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에 상반기 거래량도 지난해 4만9286건에서 4만9551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전월세거래량의 경우 이미 2015년 상반기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반기 기준 2015년 하반기 8만630건에서 2016년 상반기 8만5379건, 하반기 8만9091건이 거래됐으며 올 상반기에는 9만863건의 손 바뀜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월 평균 전월세거래량은 1만5143건으로, 평균 매매거래량 8258건을 크게 상회한 셈이다.

    이는 기존 임대차시장 수요와 재건축·재개발 등 이주수요에 더해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 전망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자기 집을 매매가가 떨어지기 이전에 팔고, 임대차시장으로 진입하는 수요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2년 뒤에는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입주물량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시적으로 임대차시장에 들어온 수요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주택협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신규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전월세거래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5년 하반기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5년 하반기 5285가구, 2016년 상반기 5546가구, 하반기 8834가구, 올 상반기 6274가구 순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총 4만507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대개 아파트 분양에서 입주까지 30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꾸준한 공급이 이어지면서 이후에는 소화되지 못하는 물량이 넘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미리 집을 팔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전세로 들어갔다가 전세 재계약 시점이 도래할 즈음이면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집값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가 이하로 시세가 급격히 조정되진 않겠지만, 지금보다는 매매가가 가벼워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2~3년 뒤가 내 집 마련 적기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미풍에 그쳤지만,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엿볼 수 있었던 6·19대책에 이어 다음 달 가계부채관리대책도 예고되는 등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기운이 감돌자 실수요자들이 당분간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임대차시장으로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시세 하락이 실제로 발생한 사례가 없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입주물량 증가가 시세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또 최근 몇년간의 부동산 호황이 2010년대 초반 침체기의 기저효과라는 진단도 있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매매와 전월세거래량이 동반 상승했다는 것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 확산과 동시에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시세 조정 기대감으로 풀이된다"며 "결국은 매도 타이밍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의 문제인데, '입주폭탄'의 경우 꾸준히 우려됐지만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사례가 없을 뿐더러 발생하더라도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또 향후 2~3년 뒤의 시장에서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반응이 매매가 하락으로 나타날지, 혹은 역전세난으로 표출될 지 알 수 없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